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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세계기록 갈아치웠다

UNIST 김진영 교수팀, 광전효율 25.6% 달성
고온·습도에 노출해도 1000시간 이상 안정적
최대 26%의 전력변환 효율 공인인증 받아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세계기록 갈아치웠다
UNIST 김진영 교수팀의 연구진이 새롭게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들고 있다.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과학자들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세계 최고효율 기록을 또다시 갈아 치웠다. 태양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효율이 25.6%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높은 온도와 습도에 노출시켜도 10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전기를 만들어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김진영 교수팀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 박사팀과 스위스 로잔공대(EPFL) 연구진과 함께 태양빛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25.6%에 이르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고 권위 국제 과학 학술지인 '네어처'에 5일(현지시간) 게재됐다. 또한 미국의 공인인증기관인 '뉴포트'에서도 25.21±0.8%의 전력 변환 효율을 인증받았다.

지난 2월 한국화학연구원이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효율 25.2%를 기록했다고 네이처에 발표했었다. 이로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 연구개발(R&D)는 한국의 과학자들이 주도하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연구진은 '포메이트'라는 물질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첨가했다. 그결과 기존 전지보다 효율이 10% 이상 향상됐다.

또한 태양전지를 보호하기 위한 박망봉지 과정전 내구성 실험을 진행했다. 그결과 20%이하의 습도에서 섭씨 60℃로 열을 가할 때 100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전지 제작을 담당한 김동석 박사는 "동일한 품질의 전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 상용화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를 구성하는 음이온 용액의 2%를 포메이트로 바꿨다. 포메이트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규칙적으로 잘 만들어지게 돕는 물질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세계기록 갈아치웠다
UNIST 김진영 교수팀은 기존 페로브스카이트에 포메이트를 첨가했다. 포메이트를 첨가한 페로브스카이트는 물질 내에서 전하 입자를 유지하는 성질이 우수하고 수직으로 잘 만들어진다. UNIST 제공
실험 결과 포메이트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전하 수명을 기존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시켜 많은 전하를 전기에너지로 바뀔 수 있게 했다. 태양광 자극을 받은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전자(음전하 입자)와 정공(양전하 입자)를 내는데 이 둘은 이른 시간에 재결합해 사라지는 특성이 있다. 포메이트는 이를 막는 역할을 한다. 또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입자 크기를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직성장을 가능하게 만들어 결정성을 향상시켰다.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에서 포메이트가 기존 할로겐 물질인 요오드·브롬을 비교해 어떤 면에서 뛰어난 특성이 있는지 분석했다.
포메이트는 할로겐 음이온으로 사용되고 있던 브롬, 요오드, 염소보다 음이온 빈자리를 빠르게 메워준다는 것을 밝혀냈다. 음이온의 빈자리를 빨리 메우면 태양광 전지의 효율이 높아진다.

김진영 교수는 "포메이트 크기가 기존 음이온과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한 것으로 요오드나 브롬 이온만을 음이온 자리에 쓸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깼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