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마약상 칼 스튜이트가 메시지 서비스인 엔크로챗에 올린 치즈 사진. 머지사이드 현지 경찰
[파이낸셜뉴스] 치즈 사진 한 장에 영국에 있던 마약상이 붙잡혔다. 수사당국이 치즈를 들고 있는 손바닥 사진에서 지문을 인식하면서다. 26일 영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칼 스튜어트(39)는 영국 리버풀에서 헤로인·코카인 등 마약을 공급하려다가 적발돼 지난주 리버풀 왕립 법원에서 13년 6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스튜어트가 경찰에 덜미를 잡힌 건 보안 메시지 서비스인 '엔크로챗'에 자기가 좋아하는 치즈 사진 한 장을 올리면서다.
문제는 그가 올린 치즈 사진에서 손바닥 일부와 손가락 지문이 노출됐다는 것이다. 이 손바닥과 지문 사진을 분석한 경찰이 스튜어트가 올린 사진이란 것을 파악했고, 그가 대량의 마약을 공급하는 데 관여한 것도 알게 됐다고 한다. 가디언은 "치즈를 좋아해 올린 사진에 나온 손바닥과 지문 분석을 통해 스튜어트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고 전했다.
영국 국립 범죄청에 따르면, 엔크로챗 같은 메시지 서비스는 돈 세탁 뿐만 아니라 마약과 무기거래 등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범죄자들이 즐겨 쓰는 서비스다. 세계적으로 약 6만명의 채팅 사용자가 확인됐으며 그 중 약 1만명은 영국에서 확인됐다.
지난해 영국 경찰은 보안 메신저 앱 엔크로챗을 해킹해 마약 거래·자금 세탁·살인 등을 저지른 범죄자 수 백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영국에서 손바닥이 드러난 사진 때문에 덜미를 잡힌 범죄자는 스튜어트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0년 스티븐 테일러라는 절도범은 도난당한 시계를 든 사진을 올렸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혀 10개월 형을 받았다. 가디언은 "과학 수사관들이 이 사진을 분석한 결과, 손 모습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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