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뇌 신경세포 같은 인공신경섬유 장치 개발
인공신경섬유가 뇌 신경세포의 뉴런과 시냅스 역할
음성인식 머신러닝 통해 88.9% 인식률 달성
KIST 연구진이 개발한 꼬아진 전극을 기반으로 하는 인공신경섬유를 이용해 인공신경망을 만들었다. K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뇌 신경세포와 닮은 인공신경섬유를 개발하고, 뇌 구조와 같은 뉴로모픽 컴퓨팅이 가능한 프로세서를 만들었다. 이 프로세서는 음성인식 머신러닝을 통해 88.9%의 인식률을 달성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광전소재연구단 임정아·주현수 박사팀이 뇌 신경세포망 같은 인공신경섬유 장치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임정아 박사는 "이 인공신경섬유 장치는 실제 뇌신경망과 유사한 대규모, 저전력, 고신뢰성 인공신경망을 실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고 말했다. 주현수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인공신경섬유소자의 유연한 특성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반도체소자의 웨어러블, 로보틱스 등의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컴퓨터 연산을 뇌와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뇌의 뉴런과 시냅스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뇌 신경세포는 끝이 여러 가닥으로 갈라져 여러 자극을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섬유 구조를 가지며 전기자극에 의한 이온 이동으로 신호전달이 이뤄진다. 연구진은 지난 2019년 이같은 구조로 개발한 섬유형 트랜지스터 장치를 활용해 인공신경섬유로 발전시켰다.
왼쪽 사진은 생물의 신경세포 구조, 오른쪽 사진은 KIST 연구진이 개발한 꼬아진 전극을 기반으로 하는 인공신경섬유소자의 구조. 인공신경섬유소자 그림의 아래는 실제 소자의 사진. KIST 제공
섬유형 트랜지스터의 전극으로 들어오는 전기 자극에 따라 반도체 소재와 절연막에 존재하는 이온 사이에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나도록 설계해 시냅스처럼 전기신호의 강도를 기억해 전달할 수 있는 메모리 트랜지스터를 개발한 것이다. 개발된 인공신경섬유는 여러 개의 전극에서 다발적으로 들어오는 전기적 신호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소자에서 통합되는 뉴런과 동일한 특징을 보여, 이는 생물의 신경세포 동작 특성과 매우 유사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장치들을 연결해 간단히 신경망 네트워크 시스템을 제작했다. 인공신경섬유를 엮어 100개 시냅스로 구성된 인공신경망을 제작, 안정적인 소자 특성을 확인했다. 제작된 인공신경섬유 소자들을 이용해 음성인식 학습을 진행한 결과 88.9%의 인식률을 달성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최신 호에 게재됐다.
한편,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컴퓨터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사용하는 연산방식은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방대한 양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막대한 전력이 소모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연구자가 뇌 작동방식과 구조를 모방해 적은 에너지로도 많은 양의 연산이 가능한 뉴로모픽 컴퓨팅 개발이 한창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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