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국 정치사상 최초로 ‘0선’이자 30대인 이준석이 제1야당 수장에 앉았다. 이 대표 선출을 계기로 여야 전반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부는 모양새다. 이 파장이 대선까지 이어진다면 세대를 넘어 주류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당선에는 집값 급등과 일자리 고갈, 경제·교육 양극화 등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노력해도 ‘평범한 삶’에 닿을 수 없는 없는 사회 구조에 분노한 젊은 층의 표심이 그로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86세대(80년대 학번, 60대생)는 젊음을 바쳐 민주화를 이루어냈지만, 산업화의 열매를 취한 동시에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청년 성장을 막고 이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왔다. 그 결과가 민주당 4·7재보선 참패로 드러났다. 이번 ‘이준석 열풍’은 민주주의라는 숭고한 가치를 일변 달성했음에도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내로남불’에 대한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또 이 같은 개혁이 전통적으로 권위적인 보수진영에서 발생했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 이 대표와 당권을 놓고 경쟁했던 후보들이 젊은 층에게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점도 있었으나, 조직이 유연해졌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여태 진보진영보다 변화와 그 수용에서 늘 뒤쳐졌던 모습에서 탈피해 새로운 이미지로 탈바꿈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여당의 변화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점에서 그 여파는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을 이끌게 되면서 민주당은 진땀을 흘리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힘 전유물이었던 ‘꼰대’ 이미지가 덧씌워질 우려 탓이다. 게다가 청년 정치인으로 성장시킬 인재는 민주당이 비교적 많이 가지고 있지만, 이준석에 대항할 만한 인물이 선뜻 꼽히지 않는다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이소영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들이 지난 4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민주당에도 인재는 있다. ‘초선 5인방’으로 불리는 장경태·장철민·전용기·이소영·오영환 의원과 김남국 의원 등이다. 이들 모두 30대다.
문제는 당내 경직된 조직 문화다. 86세대라는 주류의 벽이 견고한 탓에 2030 의원들의 목소리는 묻히거나, 이를 뚫고 내뱉더라도 당원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실제 초선 의원들은 4·7재보선 이후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며 쇄신을 다짐했지만, 이후 문자폭탄 등 비난의 화살을 맞은 후 침묵하고 있는 상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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