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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차관 "文 대통령이 먼저 다가갔다는 日보도 촌스럽다"

외교부 2차관, "文 대통령이 먼저 인사" 日 보도 비판
"정상 간 자연스럽게 인사 나누는 것..日 보도 촌티나"
스가 총리, 韓 측에 과거사 문제 구체적 해결책 촉구

최종문 차관 "文 대통령이 먼저 다가갔다는 日보도 촌스럽다"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기후변화 및 환경' 방안을 다룰 확대회의 3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이 한일 정상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것과 관련해, '누가 먼저 인사를 했는지' 보도한 일본 언론을 향해 "촌스럽다"고 14일 일침을 가했다.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정상 간 인사에 대해 순서를 따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일 간 약식 회담 등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최 차관은 "별도 회담을 조율하기에 일정이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한국 측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회담 불발이 악화된 한일관계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차관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G7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조우한 것을 두고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며 "하지만 일본 언론이 '누가 먼저 인사를 했네, 뭐했네' 얘기하는 것부터 사실 약간 촌스럽다"고 비판했다. 일본 매체 등에서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했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 "촌티난다"고 일갈한 것이다. 최 차관은 본인이 현장에 있지 않아서 정확히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제 경험상 정상 라운지나 만찬장에서는 먼저 (상대를) 본 정상들이 다른 정상한테 가서 인사하고 자연스럽게 합류해서 대화도 이어나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대화하는 자리에서 '인사 순서'를 따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영국 G7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 간 약식 회담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최 차관은 "이번 다자회의 일정 자체가 굉장히 빡빡했다"며 "양국 정상도 각자 일정이 있어서 별도 회담을 조율하기는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일정상의 이유로 회담이 불발됐다는 얘기다. 양 정상은 12일 회의장에서 처음 대면하고, 이후 만찬 자리에서도 짧게 대면했지만 약식 회담 등은 없었다. 한미일 3자 회담도 열리지 않았다.

최 차관은 회담 불발 이유를 '빡빡한 일정 때문'이라고 했지만, 한일관계 악화가 이번 회담 불발의 근본적인 이유로 꼽힌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G7 정상회의 폐막 후 동행 기자단에게 '문 대통령이 징용, 위안부 문제에서 지도력을 발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을 먼저 제시해야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악화된 한일관계가 회담 불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4일 새벽 SNS를 통해 "스가 총리와의 첫 대면은 한일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