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 알선 12명..성매수 15명
앞서 집단폭행 건으로 8명 검찰 송치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경북 포항에서 15살 여중생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자 집단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경찰이 유사 범행을 수사한 결과 가해자 27명이 추가로 붙잡혔다. 앞서 해당 여중생 폭행 건으로 검찰 송치된 8명까지 합치면 총 35명이 이에 연루된 셈이다. 조직적인 성매매가 이뤄졌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전날 여중생들에게 조건만남을 알선한 후 대금을 가로챈 혐의(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3명을 구속하고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12명은 지난 1~4월 가출한 여중생에게 편의를 제공한 뒤 이를 명분으로 조건만남을 강요 및 알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성매매 대가로 받은 돈 가운데 수수료 명목으로 크게 떼 가는 수법을 썼다. 가령 15만원을 받으면 10만원을 가로채고 남은 5만원을 피해자에게 주는 방식이다.
경찰은 여중생들을 상대로 성매수를 한 혐의를 받는 15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조건 만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성매매를 거부한 여중생을 집단폭행한 사건을 들여다보던 경찰이 수사 범위를 넓혀가던 중 유사 범행 덜미를 잡으면서 드러났다.
지난 달 7일 포항에서 여중생 5명이 조건만남을 거부하고 경찰에 신고한 또래를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건물 옥상에서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엔 20대 3명도 가담했다. 이들 8명 중 6명은 구속기소 됐으며 1명은 소년원에 위탁된 상태로 불구속 기소됐다. 나머지 1명은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인 탓에 가정법원에 송치됐다.
폭행으로 얼굴과 몸을 심하게 다쳐 전치 6주 진단을 받은 피해자 가족은 지난 달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촉법소년, 미성년자 가해자들의 성매매 강요와 집단폭행으로 인한 15세 여동생의 앞날이 무너졌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청원인은 “기절한 동생 위에 올라타 성폭행을 일삼고 입속에 침 뱉기, 담배로 지지기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온갖 악한 만행들을 일삼았다”며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그냥 흘러가는 하나의 작은 사건으로 종결돼 묻히지 않도록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앞으로도 조건만남 등 불법 성매매 근절을 위한 지속적인 경찰 활동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