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장지현 교수팀, 고품질 그래핀 대량생산 기술 개발
산화구리철 촉매로 탄소배출 줄이고 낮은 온도서 생산
(우측상단부터 시계방향) 장지현 교수, 펑딩 교수, 곽명준 연구원, 윤종철 연구원, 강경남 연구원.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유연하고 투명하며 전기가 잘 통하는 그래핀을 대량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만든 그래핀은 기존 대량생산법으로 만든 그래핀보다 246배나 전기가 잘 통한다. 또한 기존의 2000도 이상의 열처리 방식보다 훨씬 낮은 300도에서도 가능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연구진은 유연하고 투명한 그래핀으로 만든 디스플레이 전극 등의 상용화가 앞당겨 질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부 장지현 교수팀이 탄소가스 배출 없이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기술은 합성하기 쉬운 산화 그래핀을 대량으로 만든 뒤, 산화 그래핀의 산소를 제거해 고품질의 그래핀을 얻는 방식이다. 산소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산화구리철 촉매를 사용해 그래핀 구성 원소인 탄소가 같이 제거되고 탄소가스가 배출되는 기존 문제를 해결했다.
장지현 교수는 "이산화탄소 변환 촉매로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산화 그래핀을 고품질 그래핀으로 탈바꿈 시키는 기술을 최초로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6각형 벌집구조로 결합된 평판형 물질이다. 전선 재료인 구리보다 전기가 더 잘 통할 뿐만 아니라 투명하고 유연해 새로운 전극 소재로도 주목받는다. 하지만 전자 재료로 쓸 정도로 전기전도도가 우수한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으로 합성하기는 쉽지 않다.
증기 상태 그래핀 원료를 금속 기판위에 하나씩 이어 붙여 얻는 수준의 방식(CVD)은 대량 생산이 어렵고, 산화 그래핀을 환원 시켜 그래핀을 합성하는 방식은 대량 생산은 쉽지만 품질이 떨어진다.
기존의 산화 그래핀 환원법(오른쪽)으로 그래핀을 합성하면, 표면의 산소와 탄소가 결합해 일산화탄소 또는 이산화탄소 가스가 만들어지고 결과적으로 그래핀에 구멍을 결함이 많아진다. 반면, 촉매를 이용한 환원법(왼쪽)은 촉매와 산화 그래핀 표면 사이에서 존재하는 산소를 산소 가스 또는 물로 변환해 제거한다. 산소와 분리된 탄소는 6각형 구조 안에 잘 유지되며, 안정한 구조로 되돌아가 결함이 없는 그래핀으로 환원된다. UNIST 제공
연구진이 개발한 합성법은 산화 그래핀 환원 방식이면서도 뛰어난 전기전도도를 갖는 고품질 그래핀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개발된 합성법으로 만든 그래핀은 CVD 공법 생산 그래핀과 비교해도 전기전도도가 8배 이상 높았으며, 기존 산화 그래핀 환원 방식과 비교하면 전기전도도가 246배나 향상됐다. 산소만 선택적으로 제거 할 수 있는 촉매와 기압, 온도와 같은 합성 조건을 알아낸 덕분이다.
일반적인 산화 그래핀 환원 공정에서는 이산화탄소가 함께 생성되면서 그래핀의 탄소가 뜯겨나간 빈자리가 생기고 전기전도도가 떨어진다. 반면 연구진이 사용한 촉매는 산소만 선택적 제거할 뿐만 아니라, 산소 때문에 훼손된 그래핀의 구조를 복구해 그래핀의 품질이 좋다.
제1저자인 윤종철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실제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측정한 결과 기존 방식보다 100배 가까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기술은 300도의 비교적 낮은 온도 조건에서 값싼 철과 구리로 이뤄진 촉매를 이용한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에는 산소 때문에 훼손된 그래핀 구조를 복원하기 위해 2000도 이상의 열처리가 필요했다.
장지현 교수는 "상용화 된다면 고부가가치 물질인 고품질 그래핀을 값싸고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써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IBS 다차원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인 신소재공학과 펑딩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해 '에이씨에스 나노(ASC Nano)'에 지난 2일자로 공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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