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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가상자산 업권법 마련' 사실상 무산..법안 상정 안돼

28일 정무위 법안소위에 가상자산 업권법 상정안돼
정부는 아직도 검토중..공청회 등 절차도 진행안돼
국감·예산·대선 등 정치일정 빠듯..대선 이후?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한편 산업 활성화 정책을 담은 가상자산 업권법을 연내 마련해 달라는 업계의 요구가 사실상 물건너 가는 모양새다. 국정감사에 앞서 진행된 법안심사소위에 가상자산 업권법이 상정조차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향후 국정감사와 예산안 처리 등 빠듯한 국회 일정을 감안하면 내년 대선 이후에나 가상자산 관련법을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28일 정무위 법안소위, "가상자산법 상정안돼"

국회 정무위원회는 28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개최했다. 1소위는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중 금융 관련 법안들의 심사를 담당한다. 이날 소위에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이하 특금법) 개정안 등 31개 법안이 상정돼 논의됐다. 개정안은 가상자산사업자가 보관하고 있는 고객별 거래내역에 대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감독 및 검사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법안이다.

'연내 가상자산 업권법 마련' 사실상 무산..법안 상정 안돼
국회 정무위원회는 28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상정된 법안에 가상자산 업권법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무위는 지난 7월13일 김병욱 이용우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4건의 업권법을 전체회의 논의를 거쳐 법안심사 소위에 회부해놓은 상태다. 김병욱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 위원장이 지난 6월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소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스1화상

하지만 이날 상정된 법안에 가상자산 관련법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7월13일 김병욱 이용우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4건의 업권법을 전체회의 논의를 거쳐 법안심사 소위에 회부해놓은 상태다.

가상자산 업권법은 가상자산 산업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가상자산 관련 제도 정비가 본격화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제도 마련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면서 연내 법 제정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여전히 "검토중.." 공청회 등 절차도 진행안돼

하지만 정부가 법안에 대한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어 논의 진행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가상자산법안이 금융위 과기부 기재부 등 정부 각 부처에 걸쳐 있는 만큼 총리실에서 TF를 구성해 실무적으로 법안의 내용을 검토 중이다. 해외 사례 역시 수집 중이다.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월 전체회의에서 적극적으로 가상자산법안 처리에 나서달라는 김병욱 의원의 질의 대해 "정부 내에서도 다양하게 디베이트(토론)를 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완벽하게 법을 만들기 위해 좀 더 의견 수렴을 더하고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연내 가상자산 업권법 마련' 사실상 무산..법안 상정 안돼
정부가 가상자산 업권법에 대한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어 논의 진행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월 전체회의에서 총리실을 중심으로 업권법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며 총리실에서 의결이 되면 정부안을 내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통상적으로 개정안에 대한 정부입장이 나오면 법안심사 과정에서 이를 반영해 대안을 만드는 식의 절차기 진행된다. 금융위원회 내부/뉴스1 /사진=뉴스1

당시 은 위원장은 또 "(거래되는 가상자산) 578개가 하나의 단일한 자산이 아니다"며 "지금은 그런 것을 분석하고 자료를 찾고 있기 때문에 일관되게 이 578개를 하나로 묶어서 무슨 법을 만든다는게 조금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그런 기초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정감사·예산안 처리도 빠듯..내년 대선까지 겹쳐

그렇다보니 공청회나 청문회 등의 절차도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가상자산법은 법 전체를 새로 만드는 제정법이라 국회법에 따라 공청회 또는 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정은 여야 교섭단체 간사간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장이 안나오다보니 공청회 청문회 등 일정이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소위에서 논의된 법률안은 29일로 예정된 전체회의에 상정돼 처리된다. 이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이 되는 식이다. 문제는 이번 전체회의 이후에 국회에서는 국정감사와 예산안 처리 등 빠듯한 국회 일정이 예정돼 있어 공청회와 법안소위 등의 절차가 언제 또 개최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가상자산법 주요내용 비교
이용우 발의안 김병욱 발의안 양경숙 발의안
시장 건전성 유지 거래소 백서 공시 거래소에 백서·가상자산 배분 현황 등 확인 의무 거래기록 5년간 보관 의무
고객 예치금 예치 가상자산과 동일종목 동일수량 보유 의무 예치금 별도 보관 의무 예치금 별도 보관 의무
시장감시 시세조작 등에 사용된 자금까지 몰수 거래소 시장감시 의무 미공개 정보 이용 ·시세조종 등 금지 금지"
(출처=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또 내년 3월에는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어 정기국회 일정이 끝나고 나면 정치권은 급격히 대선 위주로 흘러간다는 점도 연내 처리에 대한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대선시기에는 여야가 각 당의 이해관계를 놓고 치열한 대립을 거듭하기 마련이라 법안처리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 처리 과정에 업계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여러 정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내년 대선 이후에나 처리가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