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구원-포항공과대, 게 껍질 이용한 마이크로비즈 개발
비누와 함께 사용하면 미세플라스틱보다 1.2배 빨리 씻어내
바닷물서 한달 내에 90% 이상 분해… 중금속 미세먼지도 제거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에서 게 껍질을 활용해 개발한 '생분해 마이크로비즈 시제품' 화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화학연구원과 포항공과대학교 공동연구진이 화장품이나 치약에 쓰이는 미세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생분해 소재를 개발했다. 이 생분해 소재는 중금속이 함유된 미세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다.
화학연구원 박제영 박사는 14일 "이번에 개발한 친환경 마이크로비즈는 생분해성과 세정력을 모두 만족해 환경오염이 없는 착한 소재"라고 말했다.
공동연구진은 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 천연물질을 활용해 단단한 구형의 '키토-비즈(키틴 마이크로비즈)'로 만들었다.
클렌징용 연마제로써의 키토-비즈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피부에 워터프루프 아이라이너를 바르고 제거 실험을 진행했다. 그결과 액체 비누에 적용해 같은 힘으로 씻었다. 이때 마이크로비즈가 없는 경우 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로 제거됐다. 또한 금지된 미세 플라스틱 성분의 유해 마이크로비즈를 사용했을 경우 보다도 약 1.2배 빠른 속도로 씻어냈다.
피부에 워터프루프 아이라이너를 바르고 액체 비누로 세정실험을 한 결과, 생분해 키토-비즈를 함께 사용한 경우 마이크로비즈가 없는 경우 보다 약 2배, 금지된 미세플라스틱을 함께 사용한 경우보다 약 1.2배 빠른 속도로 오염물을 제거했다. 화학연구원 제공
뿐만아니라 키토-비즈는 중금속 이온도 제거했다. 이 특성은 피부에 달라붙는 중금속이 함유된 미세먼지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실험으로 키토-비즈의 생분해성을 평가한 결과 미생물 대사에 의해서 자연분해됐다. 특히, 바닷물에서 1개월 내에 90% 이상 분해됐다. 비교 실험으로 비분해성으로 알려진 폴리에틸렌 비즈는 전혀 분해되지 않았다.
이 연구결과는 녹색화학분야 최고권위지인 영국왕립화학회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 9월호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한편, 마이크로비즈는 최대 직경이 5㎜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다. 화장품, 비누, 치약 등 생활용품에 첨가돼 글라이딩 효과나 세정력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사용 후에는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어가 수질 오염 및 수생 동물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만약 플랑크톤이 마이크로비즈를 먹이로 착각한다면, 상위 포식자를 통해 결국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엔환경계획위원회에서는 이 마이크로비즈를 '죽음의 알갱이'라고 표현했다. 미세플라스틱의 심각성을 인지한 각국에서는 마이크로비즈의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이 만들어졌다. 국내에서도 2017년 7월부터 마이크로비즈를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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