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이광재·김영주·홍익표 자진 사퇴
긴급 의원총회 열어 선대위 쇄신안 논의
후보·국민소통·현장 중심으로 개편될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1.11.21.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매머드급'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대대적 개편에 들어간다. 초선 이탄희 의원이 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공동선대위원장 3명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조직 쇄신 움직임이 본격화된 상황에서다.
이재명 대선후보는 "새로 시작하겠다, 민주당도 확 바뀌겠다"면서 '기민한 조직'으로의 개편을 시사했다. 후보가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한 만큼 '현장과 속도'에 방점을 두고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팀 용광로' '매머드급'을 내세운 민주당 선대위가 규모와 방향을 두고 대수술에 돌입한다.
당초 너목들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이탄희 의원을 시작으로, 김두관·이광재·김영주 공동선대위원장, 홍익표 정책본부장이 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초선 이탄희 의원은 "직을 내려놓고 현장에 가겠다"면서 지난 주 직책 사퇴를 선언했다.
공동선대위원장 김두관 의원은 20일 "후보가 말한 선대위 대개조에 동의한다"며 "날렵한 선대위, 일하는 선대위를 위해 우선 저부터 공동선대위원장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백의종군의 자세로 국민 속에 들어가겠다"면서 동료 의원들을 향해 "모두 자기 동네로 내려 가자, 의원 한 명 한 명이 모두 이재명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언론이 되자"고 강조했다.
이광재 의원 또한 21일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는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특히 이 의원은 후보와 지지자들이 함께 하는 '시민캠프' 구성을 제안했다.
김영주 의원, 홍익표 의원도 같은 날 "대통령 선거가 108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금처럼 느슨해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선대위 직책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틀 만에 공동선대위원장 3명과 정책본부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선대위 조직 개편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이에 앞서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도 쇄신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 부족함이 많은 분들을 아프게 해드렸다"면서 "우리 민주당도 다르지 않았다. 거대 여당으로서 소상공인 보상, 사회경제 개혁 등에서 방향키를 제대로 잡지 못했고 국민의 요구, 시대적 과제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 후보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 "우리 민주당도 확 바뀌면 좋겠다. 주권자를 두려워하고 국민의 작은 숨소리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길을 찾아내면 좋겠다"고 했다.
사실상 현장 중심, 국민 소통 중심 선대위로의 개편을 시사, '기민한 조직'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불행을 막는 길은 이재명 후보를 당선시키는 일 뿐"이라며 이날 오후 4시 긴급 의원총회를 통해 '다시 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당 내외 목소리를 종합하면, 민주당 선대위는 이재명 후보 중심, 현장과 속도 중심 선대위로 개편할 전망이다.
원팀 구성을 위한 '매머드급' 선대위가 '무거운 선대위'라는 부작용으로 나타난 만큼, 이제는 선거 승리를 위한 기민한 조직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금까지의 선대위 활동 과정을 평가, 현장 중심으로 조직도 개편할 방침이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의 평가를 기초로 국민들과 골목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며 현장을 중심에 놓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혁신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젊은 조직으로 거듭나는 방향도 강구할 예정이다.
선수와 캠프 출신에 관계 없이, 후보 승리에 기여할 방향으로의 개편도 추진한다. 조 수석대변인은 "당헌 당규에 따라 대선 후보 선출 후 당은 후보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의총 과정에서 후보 색깔과 의견, 어떻게 선거운동 활동을 용이하게 할 수 있을지 등을 고려해 선거 조직이 개편될 것"이라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