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견제 목소리 속…한·일 외교수장 짧은 대면
日 언론 "하야시, 강제징용 등 韓 대응 강력 촉구"
11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주요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참석 장관들이 리버풀박물관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루이지 디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
11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를 계기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이 양자회담을 연 모습.
[파이낸셜뉴스] 11일(현지시간) 외신과 영국 외무부에 따르면 리버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외교·개발장관 회의 참석자들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및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재차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엘리자베스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 아날레나 베르보크 독일 외무장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등이 신임 장관으로서 처음 G7 회의에 참석했다.
AP통신은 "영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이란 관련 긴장 속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한 G7 외교장관을 환영하며 '글로벌 침략자(aggressor)들에 대항한 단결력 과시'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러스 장관이 11일부터 G7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항하는 서방 연합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영국은 회의 의제로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과 인도태평양 지역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었지만, 우크라이나 국경에 러시아 군대가 배치된 데 따라 이미 꽉 찬 의제에 대한 조정에 필요했다"고 전했다.
트러스 장관은 이어 영국,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장관들이 참석한 회의를 개회하면서 "적대적인 행위자들의 증가하는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 그리고 자유와 민주주의 한계를 제한하려는 침략자들에 맞서기 위해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러스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심각한 경제적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초청국 자격으로 참가한 정의용 장관은 하야시 일본 외무상과 처음으로 마주 보고 대화했다.
NHK는 하야시 외무상이 정 장관과 11일 짧은 시간 동안 서서 대화하면서 강제징용 및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설명하고 대응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정 장관은 한국 측 입장에 근거한 발언을 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은 G7 및 초청국가들과 인도태평양 인프라, 기술, 공동의 안보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영국, 필리핀, 캐나다 측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블링컨 장관과 '풀 어사이드(pull aside·비공식 약식회담)'가 추진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G7 국가 외 한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이 초청됐다. 특히 중국 견제 포석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초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초청됐다.
독일 외무부는 "영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발전을 매우 우선시함에 따라 호주, 한국뿐 아니라 아세안 외무장관으로 초청 대상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다만 AP는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아세안 회원국 장관 다수가 화상으로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어 AP는 이번 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세력 과시와 이란 핵협상 문제도 의제에 올랐다고 전했다.
초청국을 포함한 확대회의는 12일 열린다. 10일 밤 출국한 정 장관도 이 회의에 참석한다. 외교부는 정 장관이 회원국 및 초청국과 함께 △백신과 국제보건안보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 및 안보 △양성평등 등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야시 외무상은 전날 비틀스 스토리 뮤지엄에서 개최된 만찬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는데, 정 장관도 다른 장관들이 웃으며 손뼉을 치는 사진이 공개된 바 있다.
정 장관은 회담장에서 블링컨 장관, 하야시 외무상과 계속 조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일 정식 양자회담은 촉박한 하야시 외무상의 체류 일정상 성사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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