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플랫폼∙메타버스 플랫폼까지…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대선 후보들
MZ 세대를 사로잡고 싶은 대선 후보들의 온라인 플랫폼 활용법 비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국민의당 대선 주자들의 선대위가 MZ세대 유권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대선판에 ‘민지(밀레니얼 세대의 ‘M’, Z세대의 ‘Z’를 합친 ‘MZ세대’를 의인화하여 부르는 호칭)’가 등장했습니다. 민지는 말합니다. “정치는 너무 어려워요. 저는 대체 누구를 뽑아야 할까요?” 이에 대선 후보들은 답합니다. “내 플랫폼에서 콘텐츠 좀 볼래?” 대선 후보들이 민지를 위해 준비한 온라인 정치 플랫폼, 어디 한 번 구경해 볼까요?
2022년, 온라인에서도 후보와 소통할 수 있는 시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이재명 후보 선대위는 마을 형식으로 구현한 ‘재명이네 마을’ 웹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마을 속 공약 센터에서는 공약집을, NFT 거래소에서는 NFT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자유게시판 등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도 제공한다. (‘재명이네 마을’ 웹사이트 캡처). ⓒfnDB
지난 12월, 이재명 후보 선대위는 선거 유세용 플랫폼 ‘재명이네 마을’을 공개했습니다. ‘재명이네 마을’은 후보 관련 가짜 뉴스를 신고하는 게시판인 ‘재명이네 파출소’, 익명 게시판인 ‘재명이네 커피숍’, 후보의 선거 유세 수단인 ‘매타버스’ 관련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재명이네 마을버스’,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재명이네 마을’에서 이 후보와 관련된 콘텐츠를 즐기며 자유롭게 의견을 남길 수 있습니다. 작성한 게시글의 공개 여부는 웹사이트 관리자의 확인을 거쳐서 이루어집니다.
이재명 후보 선대위는 ‘재명이네 마을’을 통해 개인 맞춤형 공약을 소개하는 'JMBTI 소확행 테스트’, 이 후보의 의원 시절 정책을 토너먼트 형식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고등어 게임’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가상 자산인 NFT로 대선 자금을 모금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유세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 선대위는 ‘공약위키’ 플랫폼을 통해 국민과 쌍방형 소통을 시도 중이다(‘공약위키’ 웹사이트 캡처). ⓒfnDB
윤석열 후보 선대위는 사용자 참여형 온라인 백과사전 형식의 플랫폼인 ‘공약위키’를 운영 중입니다. ‘공약위키’는 윤 후보의 공약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채팅에 참여하듯이 실시간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공약위키’에서는 윤 후보의 얼굴과 목소리를 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한, 이른바 ‘AI 윤석열' 후보도 만날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선대위의 정책 담당자가 누리꾼의 의견을 취합해 윤 후보에게 전달하면 가상의 인물을 통해 윤 후보의 답변을 공개하는 형식입니다.
나아가 윤 후보는 ‘공약위키’에서 누리꾼들이 제안한 정책을 대선 공약으로 정해 화제가 됐습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책 개발이 윤석열 공약위키의 목표’라고 강조했던 그답게 생활 밀착형 공약으로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인데요. 스스로를 ‘형’이라 칭하며 MZ세대와 친근감을 형성했던 윤석열 후보, ‘공약위키’를 통해 ‘대통령 형’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MZ 세대 일상 담은 '브이로그', 인싸만 한다는 숏폼에 도전!
-정의당 심상정 후보
심상정 후보 선대위는 유튜브를 활용해 실시간 소통 방송, ‘브이로그’, ‘숏츠’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심상정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fnDB
과거에 정치 관련 소식을 듣기 위해 TV, 라디오, 신문을 찾았다면 이제는 ‘유튜브’ 플랫폼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대선 후보들 역시 유튜브를 통해 MZ세대 유권자들을 만나기 위해 색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심상정 후보는 MZ세대 사이에서 대세 콘텐츠로 꼽히는 ‘브이로그(‘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영상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 유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심상정 후보 선대위는 심 후보가 가정에서 가족들과 보내는 일상, 친환경 크리스마스 장식 만들기 등을 브이로그로 공개하며 MZ세대에게 다가가는 중입니다. 선거 유세를 위한 시장 방문기 역시 짤막한 브이로그로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죠. 유튜브의 숏폼 콘텐츠 기능인 ‘숏츠(Shorts)’를 통해 짧은 시간 안에 ‘주4일제’, ‘차별금지법’ 등 핵심 공약을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여기'가 대세라는데… 우리도 메타버스에서 만나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21년 11월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상공간인 폴리버스 캠프를 열고 청년 공약 발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2021년 11월
4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벤처기업 CEO출신인 안철수 후보. 안철수 후보는 IT 트렌드에 발맞춰 메타버스(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3차원 가상 공간) 플랫폼 ‘폴리버스 캠프’에서 국민과 만나고 기자간담회를 주최하는 등 전례 없는 유세 활동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폴리버스 캠프’는 MZ세대 사이에서 추억의 게임으로 불리는 ‘조이시티’, ‘퍼피레드’를 연상케 해 화제가 됐는데요. 실제로 게임을 하듯 캐릭터 선택이 가능하고, 방향을 전환해 가상 공간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주요 기능으로는 기자 간담회 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프레스 센터’, 공약을 둘러볼 수 있는 ‘생각발전소’ 등이 있습니다.
'민지'와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다채로운 미디어로 더불어 사는 대한민국을 기다려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과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소위 ’어른들’의 정치에 트렌디한 감성과 기술을 접목해 MZ세대와 유대감을 형성하려는 전략이라 할 수 있죠. 미래를 이끌어갈 MZ세대 유권자와 함께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앞으로는 어떤 콘텐츠와 플랫폼이 등장하게 될까요?
cyj7110@fnnews.com 조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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