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매체 "中서 쇼트트랙 지도자로 활동하는 일 없을 것"
부인 우나리씨 운영 화장품 회사 웹사이트 '대만' 표현 논란
발빠른 사과에도 안현수 모델 기용 기업들 '손절'
지난 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준결승에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기술코치가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 News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2022 베이징올림픽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기술코치를 맡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에 대한 중국 내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관리하는 매체는 중국 대표팀을 다시 지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안씨의 부인 우나리씨가 운영하는 화장품 회사 인터넷 쇼핑몰에서 '대만'을 국가로 분류해 넣은 것이 화근이었다.
중국 국무원 산하 신문판공실이 관리하는 중국호련망신문중심은 17일(현지시간) "안현수가 아내의 실수에 대해 사과했지만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안현수는 팬들에게 깊은 사랑을 받았다. 중국 빙상계는 베이징올림픽 이후에도 관계를 이어가길 원했다. 그러나 이제는 불가능하다. 어리석은 부인 때문에 민간기업과 홍보 계약이 해지되는 등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
이어 "안현수가 중국에서 쇼트트랙 지도자로 활동하는 일은 다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안현수의 부인 우나리씨가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 '나리'의 인터넷 사이트에 대만을 국가로 표기했다는 부분이 중국 내에서 논란을 일었다.
안현수는 지난 14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제 가족의 인터넷 사이트 관리 소홀로 기본 설정에 오류가 발생했다. 현재 복구했고, 이 잘못에 대해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나와 내 가족은 시종일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과 대만, 홍콩 등은 나눌 수 없는 하나이며, 중화인민공화국만이 중국 대륙과 대만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의미다.
안현수의 발빠른 반응에도 그를 홍보 모델로 내세운 기업들은 빠른 손절에 나섰다.
쥔러바오 공식 웨이신 갈무리
14일 중국 유제품 기업 쥔러바오는 분유 브랜드와 안현수가 맺고 있던 '브랜드 파트너십'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쥔러바오는 앞서 중국의 쇼트트랙 선수 한톈위와 코치 안현수를 함께 브랜드 홍보모델로 선정하면서 '챔피언 뒤에 챔피언이 있다'는 콘셉트로 광고를 했다.
안현수의 사과뿐만 아니라 부인 우나리씨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18일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닷컴, 바이두 등에는 "안현수의 아내는 아직도 사과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담은 다수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안현수는 2006년 한국 대표팀으로 토리노 올림픽 3관왕을 달성했으나, 2010년 대표팀 선발에서 탈락해 밴쿠버올림픽 출전이 무산되자 이듬해인 2011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러시아 국적으로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출전, 3관왕을 달성했다. 은퇴 이후에는 2020년 중국으로 떠났다.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기술코치를 맡은 그는 인센티브를 포함해 연봉 5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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