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윤석열 당선자 편. (tvN 갈무리) © 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해 방송인 유재석씨가 진행하는 CJ ENM 계열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 측에 문재인 대통령 출연을 요청했으나 유퀴즈 측이 이를 거절했다고 21일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전날 유퀴즈 출연에 대한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또 다른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한편 뜨거운 관심에 비해 윤 당선인의 출연분 시청률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21일 시청률 조사기관 TNMS 기준으로는 3.5%, 닐슨코리아 집계로는 4.4%로 나타났다. 지난 방송보다 티엔엠에스 기준에서는 0.4%포인트 하락했고, 닐슨코리아 기준으로는 0.6%포인트 상승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쓴 글에서 "작년 4월과 그 이전에도 청와대에서는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수선사, 조경 담당자들의 (유퀴즈) 프로그램 출연을 문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그때 제작진은 숙고 끝에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는 요지로 거절 의사를 밝혀 왔다"며 "우리는 제작진의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J ENM 측은 당시 '유재석씨가 정치인 출연을 부담스러워 한다'고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실도 지난해 10월쯤 코로나19 방역 관련 설명을 위해 김부겸 국무총리의 유퀴즈 출연 가능 여부를 제작진에 문의했으나 문 대통령 때와 같은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탁 비서관은 CJ ENM 측이 언론에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유퀴즈 출연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반박했다. 그는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고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우리가 제작진의 거절을 군말 없이 받아들인 것은 그 프로그램을 존중해서였다"며 "우리는 프로그램이 외압으로 인해 제작에 영향을 받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러한 태도가 문화예술을 배려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라고 믿어왔다"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지금도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이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이었다고 믿고 싶다"며 "어떠한 외압도 없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만을 제작의 원칙으로 삼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시청자 게시판. 2022.04.14. (사진 =tvN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윤 당선인의 출연분 방송 이후 유퀴즈 시청자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항의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등 9000여개의 글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불거졌다. 시청자들은 "윤석열은 되고 문재인은 안되냐" "윤석열 출연과 관련한 CJ ENM 윗선의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 등 각종 비난과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의 이력에 주목한다. 강 대표이사는 윤 당선인과 같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1989년 사법시험(31회)에 합격해 1993년부터 1998년 변호사 개업 전까지 검사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한편 tvN 모기업 CJ ENM 측은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 요청을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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