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만건의 청원글 5억명 이상 방문
윤창호법, N번방방지법 등 통과 기여
문 전 대통령 "국민호소할 곳 있다는 것에 의미"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어제 9일 청와대 본관 앞에서 직원에게 받은 꽃다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정숙 여사도 꽃을 받은 채 활짝 웃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사라졌다. 지난 2017년 8월19일 운영이 시작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이후 지난 2월말까지 111만건의 청원이 올라왔고 5억명 이상이 방문했다. 이중 정부가 답을 반드시 해야 하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은 286건이다.
오늘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게시판은 사라진 상태다. 대신 "문재인 정부 청와대 홈페이지와 문재인 정부 국민보고 홈페이지는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그동안 방문해 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라는 공지글을 볼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로 개설됐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청원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음주운전·심신미약 범죄·성범죄 처벌 강화, 어린이 안전권·동물권 강화 논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가장 많은 동의를 청원은 지난 2020년 4월 17일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다. 이 청원에는 271만5626명이 동의했다.
여성·청소년·아동 성 착취 동영상이 텔레그램에서 조직적으로 제작·유통된다는 일명 'n번방 사건' 관련 국민청원은 여러 건 게시되며 이후 성폭력처벌법·정보통신망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을 포함한 'n번방 방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는데 기여했다.
음주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 끝내 숨진 고 윤창호씨의 사연도 청와대 청원 게시판으로 공론화됐다. 이후 음주운전 가중처벌 기준과 음주 수치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윤창호법(개정 특가법·도로교통법)'이 제정됐다.
당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지난달 9일을 조기 종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내부회의에서 퇴임시까지 운영하라고 지시하면서 운영 종료 시점이 늦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민청원의 마지막 답변자로 글을 적었다. 그는 "국민이 어디든 호소할 곳이 있다는 것 그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청원게시판을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알림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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