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

[fn이사람] 경비원 손전등 등대에 비유… 사람들 울린 광고 기억하시나요

관련종목▶

김세희 이노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KCC건설 스위첸 ‘등대 프로젝트’
경비원 처우문제 불거졌던 때
광고 하나로 사람들에게 큰 공감
지난해 대한민국 광고대상 받아

[fn이사람] 경비원 손전등 등대에 비유… 사람들 울린 광고 기억하시나요
김세희 이노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 작은 집이 우리 모두의 집을 지켜갑니다.'

KCC건설 '스위첸'의 '등대 프로젝트' 광고 카피다. KCC건설은 노후 경비실을 무상으로 개선해주는 사업을 벌였다. 이 광고를 현대차그룹 광고회사 이노션이 맡았고, 지난해 연말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TV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주최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상이다. 경비원의 플래시 불빛을 어두운 바다에서 길을 밝혀주는 등대로 상징해 공감을 얻었다.

이 광고를 총괄한 이노션의 김세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사진)는 "당시 경비원 자살 등 경비원의 처우에 관한 사회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민심이 흉흉해져 있던 차였다. 사람들은 누군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고, KCC건설이라는 기업이 나서준 것"이라며 "단박에 모든 걸 해결할 만한 실행은 아니었지만, 바위를 뚫기 위한 가장 용감한 첫 물방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점에서 사람들에게 큰 공감과 응원을 받게 된 것 같다. 브랜드가 소비자를 도우면, 소비자가 브랜드를 돕는다고 생각하는데 등대 프로젝트가 증명해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CD는 최근 몇 년 동안 KCC건설 광고로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휩쓸었다. 2020년에는 부부의 서로 다른 점을 다룬 '문명의 충돌' 광고로 TV부문 금상을, 앞서 2019년에는 시집 간 딸의 빈방을 다룬 '엄마의 빈방'으로 동영상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이들 광고는 지금도 유튜브에서 "현실을 잘 반영했다" "눈물이 난다" 등의 댓글이 달린다.

김 CD는 지금까지 만든 광고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으로 KCC건설 스위첸 '문명의 충돌' '등대 프로젝트'와 한화그룹 '우주꿈나무'를 꼽았다.

그는 "공감의 아이디어는 일상 속에서 가장 많이 얻는다"며 "모든 인생사에 '그냥'은 없는 것 같다. '그냥'이라고 표현되지만 사실 저 깊은 곳에는 명백한 이유가 있다. 그걸 찾아내려는 성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왜?'를 질문하는 습관이 있는데, 모든 일상을 깊게 깊게 관찰하고 생각하고 나름대로의 답을 내린다.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야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그 포인트를 찾아내려는 노력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김 CD는 광고 일이 좋은 이유로 "절대 지루할 틈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반복적인 루틴을 견디기 힘들어하는데 그런 성향에 광고를 만드는 일은 최적"이라며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는 광고를 강력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잠을 설치고 꼬박 밤을 새우고, 토론하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그렇게 꾸역꾸역 만든 결과물이 대중들에게 공감을 얻고 반응을 일으키고 영향력을 줄 때 가장 뿌듯하다. '등대 프로젝트'도 그런 맥락"이라고 소개했다.


그에게 앞으로의 꿈을 묻자 "광고 일을 더 잘하는 것"이라는 답이 나왔다. 김 CD는 "광고라는 콘텐츠가 드라마나 영화처럼 위상이 높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