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2박에 500만원"…BTS 뜬다하니 부산 숙박료 30배 '바가지'

"2박에 500만원"…BTS 뜬다하니 부산 숙박료 30배 '바가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오는 10월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10만 명 규모의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24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이 밝혔다. 사진은 BTS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포스터.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오는 10월 방탄소년단(BTS) 공연이 확정된 부산에서 일부 숙박업소의 요금이 최대 30배 이상 치솟았다.

기존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수십배 높은 가격으로 다시 내놓는 경우도 많아 원성을 사고 있다. 하지만 현행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 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숙박 예약 날짜가 한 달 이상 남아 있는 관계로 숙박업소들의 예약 취소를 제지할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BTS 10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지역 일부 숙박업소가 10월 중순 특정 일자의 숙박 요금을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예약을 받는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실제로 한 누리꾼이 공개한 10월 중순 무렵 부산 기장군의 숙소는 2박에 500만~1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9월 기준 평일 2박 요금이 약 30만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6~33배 높은 수준이다.

이 시기 부산 지역 숙박료가 갑자기 오른 이유는 방탄소년단이 10월 15일 부산에서 무료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10월 15일 부산 기장군 일광 특설무대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Yet To Come> in BUSAN' 공연을 개최한다. BTS 효과로 10만 여명이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시기 부산 지역 숙박 업소는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숙박 플랫폼 야놀자에 따르면 기장역과 일광역 주변 숙박업소는 공연 하루 전날인 10월 14일 예약을 기준으로 이미 매진됐다.

강제 예약취소까지…지나친 상술에 '분통'

"2박에 500만원"…BTS 뜬다하니 부산 숙박료 30배 '바가지'
BT그룹 방탄소년단(BTS)이 7월 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에서 열린 2030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일부 숙박업소는 이미 예약된 방을 취소한 후 다시 가격을 올려 판매하고 있어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숙박 예약 취소 연락을 받았다는 한 누리꾼은 "가격이 변동되는 순간에 예약을 했더니 전화가 와서 예약을 취소하겠다고 했다"면서 "확인해 보니 1박에 6만5000원인 모텔이었는데 30만원으로 가격이 인상돼 있었다"라고 전했다. 5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일부 방탄소년단 팬들은 치솟은 숙박료에 울산, 창원 등 부산 인근 지역에 숙소를 잡고 버스를 대절해 부산 공연을 관람하러 가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현행법 상 숙박 업소들의 이 같은 일방적 예약 취소 행태를 제지할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현행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 따르면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숙박 예약이 취소된다면 사용 예정일 10일 전까지는 계약금을 환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숙박 예약 날짜까지 한 달 가량 남아 있어 이 기간 내에 계약금을 환급만 해 주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BTS가 공연이 열리는 장소는 부산 기장군 옛 한국유리 부산공장 부지 특설무대다. 사상 처음으로 관객 10만명 규모의 콘서트를 개최하게 된 만큼 부산시는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안전본부와 함께 24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BTS 공연과 관련한 현안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