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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50원 간다는데..."달러화 팔자" 이유는?

'강달러'에 높아지던 달러예금 잔액 추이 '멈칫'
원·달러 환율 고점 판단에 투자자 매도세 가열

환율 1450원 간다는데..."달러화 팔자" 이유는?
/사진=뉴시스


5대 은행 달러예금 잔액 추이
21‘ 8월 21‘ 12월 22‘ 1월 22‘ 2월 22‘ 6월 22‘ 7월 22‘ 8월 9월 7일
545억2900만 달러 594억3300만 달러 556억800만 달러 580억3900만 달러 566억7805만 달러 584억6141만 달러 572억6838만 달러 567억9194만 달러
(각사)


[파이낸셜뉴스]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육박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은행권 달러예금 잔액이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환율이 고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달러화를 매도한 영향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7일 567억9194만 달러(약 78조6284억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572억6838만 달러에 비해 4억7674만 달러(약 6600억원) 빠진 수치다. 달러화 강세와 함께 꾸준했던 달러예금 잔액 증가 추이가 원·달러 환율 1350원 선을 돌파하면서 꺾인 것이다.

이는 급증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고점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투자자가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러예금은 원화로 통장에 돈을 넣으면 외화로 환전돼 예치되는 상품을 말한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 상품에 투자하면 투자자는 이자와 함께 환차익도 노릴 수 있다. 즉 달러가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많을 수록 달러예금 잔액이 늘어나고, 반대의 경우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그간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달러예금 잔액은 함께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88원까지 급등하며 지난 2009년 4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약세에 미 연준의 긴축 우려로 인한 달러화 강세가 반영되면서다. 일각에서는 환율 1450원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동안 은행권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수개월간 꾸준히 늘었다. 5대 은행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1월 556억8000만 달러, 지난 2월 580억3900만 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이후 지난 7월 584억6141만 달러까지 증가했던 잔액은 지난 8월 말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서면서 소폭 하락하기 시작했다.

은행권은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화 정기예금 라인업을 확대하고 관련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9월 말까지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고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굴리고 불리고 외화정기예금 이벤트'를 실시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3일부터 '일달러 외화적금'에 가입하고 만기 6개월을 유지하면 우대금리 0.5%p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예금을 인출할 때 원금과 이자를 함께 지급하는 법인전용 입출식 외화예금 상품 'NH플러스 외화 MMDA'를 출시하기도 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