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 인근의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30대 남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16일 오후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살인 혐의를 받는 A씨(31)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A씨는 신당역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던 20대 여성 역무원 B씨를 뒤쫓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교통공사 직원 A씨는 입사 동기인 B씨를 지속해서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불법 촬영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하고 만남을 강요한 혐의로 두 차례 피해자로부터 고소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토킹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임시 조치는 이뤄졌지만, B씨가 원하지 않아 스마트워치 지급, 연계순찰 등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B씨는 비상 콜폰을 통해 역무실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역사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 시민 1명이 가해자를 제압한 뒤 경찰에 넘겼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2시간 반 뒤인 오후 11시 31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A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씨가 역무원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B씨가 혼자 역 주요 시설을 순찰하는 시간을 노리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 당시 A씨는 일회용 위생모를 쓴 채 1시간 넘게 화장실 앞에서 B씨를 기다리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래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흉기 역시 A씨가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A씨가 처음 고소당할 당시 경찰은 이튿날 A씨를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와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후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던 A씨는 지난 1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소됐다.
당초 법원은 두 사건을 병합 심리해 지난 15일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으나, A씨의 살인 범행으로 선고기일을 이달 29일로 연기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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