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명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조동연 교수가 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이재명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30.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 ‘1호 영입 인재’로 발탁되어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가 사생활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가 사생활 관련 폭로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었다고 고백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조 교수와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한국 정치 스캔들의 끔찍한 대가’라는 제목과 함께 보도된 해당 기사는 조 교수의 사연에 관해 “고통스러운 사생활을 둘러싼 폭풍으로 정계에서 물러난 조동연이 성차별, 자살 및 사회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라고 소개했다.
조 교수는 지난해 11월 말 민주당의 외부 영입 인사 1호로 이재명 캠프에 영입됐다. 당시 그는 30대 ‘워킹맘’이자 군사·우주 산업 전문가로 발탁됐지만 전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혼외자를 낳았고 이로 인해 이혼했다는 의혹으로 나흘 만에 사퇴했다.
그는 사퇴 의사를 밝히며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자신의 의혹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자녀의 동의를 받아 공개한다며 “혼외자가 아닌 성폭력으로 인한 원치 않는 임신이었다”라고 밝했다.
성폭력 사실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혼인 관계가 사실상 파탄이 난 상태였기에 차마 뱃속에 있는 생명을 죽일 수는 없다는 종교적 신념으로 홀로 책임을 지고 양육을 하려는 마음으로 출산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일각에선 조 교수를 향한 악성 댓글과 비난이 이어졌고, 조 교수는 이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가디언 인터뷰에서 조 교수는 “군 제대 후 제 꿈 중 하나는 한국 군대와 사회 간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었다”며 “도울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었고, 이 후보의 당선을 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개입한 게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사임하지 않았다면 난 계속 공격 당했을 것이다. 내 아이들은 아직 어렸다”며 “언젠가 아들에게 엄마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사실대로 얘기해주려 했지만, 내 가족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우파 유튜버와 미디어 등을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게 나를 슬프고 화나게 만든다”고 했다.
조 교수는 사퇴 이후 지인과의 만남을 피하고, SNS 계정을 폐쇄했으며,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아이들이 한 달 동안 학교를 쉬게 했다. 그때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그 후로도 여러 번 생각했었다고 한다.
조 교수는 “정계에 발을 담근 것은 내 결정이었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 정말 화가 났다”며 “가족과 아이들은 많은 고통을 겪었다.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미래가 있고, 나는 엄마로서 그들을 보호하고 싶었다”며 “어느 날 밤 아이들이 내게 ‘뭘 했든 괜찮다’고 말해줬다. 그 말이 내 목숨을 구했다”고 고백했다.
가디언은 그가 보수적인 군대에서 성공한 여성이 진보 진영에 합류했기 때문에 표적이 됐다는 일각의 분석을 전했다.
조 교수도 "한국의 우파는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국가 안보 이슈를 활용한다. 그래서 여군 출신인 내가 민주당을 위해 일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을 것이다"며 "그들은 그것을 모순이라고 느꼈고, 이에 나를 공격하기로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조 교수의 사례가 한국 사회의 성 차별 문제에 대한 관심도 촉발했다며, 조 교수가 공인의 사생활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려는 희망으로 이번 인터뷰에 응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연예인이나 다른 공인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높다"며 "아마도 10년 또는 20년 뒤에는 사람들이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겠지만 내가 겪은 일이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앞으로 강의를 계속하고 언젠가는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쓰기를 바란다는 계획도 밝혔다.
조 교수는 또한 앞으로 정계에 다시 복귀할 일은 전혀 없을 것이며, 자식들을 한국에서 양육할 수 있을지 확신을 갖지 못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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