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연인이 평소 극단 선택 징후 느끼지 못해
하반신만 남은 시신, 자연 훼손 가능성도 있지만
면밀히 분석해 범죄 사건인지 수사해야
/사진=뉴스1(SNS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지난달 서울지하철 9호선 가양역 인근에서 20대 남성이 실종된 사건 관련해 범죄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근 인천 강화군 갯벌에서 발견된 하반신만 남은 시신이 가양역에서 실종된 남성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 교수의 분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교수는 26일 KBS '용감한 라이브'에서 "범죄 피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지난 10일 인천 강화군의 한 갯벌에서 낚시객의 신고로 20~30대 남성으로 보이는 하반신 시신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된 A씨(25)의 가족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발견된 시신의 옷과 신발이 실종 당일 A씨가 입고 나간 것과 같다며 해당 시신이 A씨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인천 강화군에서 발견된 시신이 A씨일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시신 훼손을 세세하게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A씨가 실종 전 여자친구와 통화를 한 점, A씨 가족과 여자친구가 A씨에게서 이상한 징후를 느끼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극단적 선택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 같고 사고 가능성, 본인 과실로 인한 추락 가능성도 생각해봄 직하다"고 했다.
다만 이 교수는 시신의 자연훼손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서해안이 조수간만의 차가 크기 때문에 만약 시신이 흘러가다가 부패가 많이 진행되면 한강 그물 같은 것에 걸려서 분리될 수 있다"며 "(국립과학수사대 조사 결과) 인위적인 흔적이 남아 있다면 범죄 사건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물속에서 (시신이) 부패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된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달 7일 오전 1시30분쯤 서울지하철 9호선 공항시장역 근처에서 지인들과 헤어진 후 같은날 오전 2시15분께 가양역 4번 출구에서 가양대교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행적을 감췄다. 같은날 오전 2시30분께 A씨가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후 A씨의 휴대전화가 전원이 꺼졌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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