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도봉·강북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북서울꿈의숲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북지역 아파트단지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역세권 개발, 재건축 등 호재에도 이른바 '영끌 매수'가 활발했던 '노도강'(서울 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부동산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대출 상환비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달 들어 지난해 고점 대비 최대 40% 가량 하락한 단지도 나오고 있다. 다만, 실제 급매 물량은 적은 만큼 실수요자는 경매를 노려볼 만 하다는 분석도 있다.
41.7% 폭락, 금리 앞에 호재도 소용 없다
서울 동북권 아파트 가격 하락률 /그래픽=정기현 기자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서울 도봉구 창동주공4단지(1710가구) 전용 36㎡는 3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9월 기록한 최고가 6억원 대비 하락률은 41.7%(2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 단지는 올해 3월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 추진단지로 녹천·창동역(수도권전철 1·4호선) 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GTX-C노선이 창동역에 정차하고, 인근에 약 2만석 규모의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이 건설되는 등 서울 동북권 신도심 조성의 수혜단지다.
하지만 금리인상에 취약한 청년층의 매수가 지난해 컸던 만큼 급격히 오른 금융비용을 버티지 못해 급매가 나오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3억5000만원은 개인사정으로 싸게 나온 매물로 보인다"며 "현재는 4억원 정도가 최저 호가"라고 말했다.
서울 동북권의 다른 호재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7일 노원구 월계 시영아파트(미륭·미성·삼호3차, 3930가구) 전용 50㎡는 6억4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9월 최고가 8억7500만원보다 2억3000만원(26.3%) 하락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1월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광운대역(수도권전철 1호선)과 맞닿은 단지로 광운대역 물류부지 약 15만㎡를 재개발하는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의 최대 수혜 단지다.
안 내리면 안 팔려…경매 낙찰가도 '뚝뚝'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집값 하락률이 높지 않으면 매매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10단지(2654가구) 전용 59㎡는 현재 호가 7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으나 거래되지 않고 있다. 실거래 최고가는 4월 8억4800만원이다. 반년도 안돼 값을 16.3%(1억3800만원) 낮춰도 거래가 안 되는 셈이다. 이 단지는 서울대학교 병원 등이 들어설 예정인 서울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조성사업 부지와 접하고 있다.
실거래는 없으나 경매에서는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된 적이 있다. 8월 서울북부지방법원 경매5계에서 낙찰가 6억1597만원에 매각됐다.
응찰자는 15명이었다. 최고가 대비 낙찰가의 하락률은 27.4%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급매로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물량이 적기 때문에 급매를 잡기가 쉽지 않다"며 "내 집 마련이 급한 실수요자로서는 경매시장을 통해 급매가격의 낙찰 기회를 노리는 것도 매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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