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 중 여권 무효화 조치돼 귀국
5~6년 만기 부실채권에 투자하고
"13개월 후 조기 상환 가능" 거짓말한 혐의
지난 6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회원 등이 최근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의 계약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를 판매한 뒤 해외로 도피한 전 하나은행 직원이 구속됐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채희만 부장검사)는 24일 자본시장법 위반, 사기 등 혐의를 받는 전 하나은행 차장 A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는 2017~2019년 이탈리아 병원들이 지역 정부에 청구할 진료비 매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국내에서 1500억여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펀드는 2019년 말부터 상환 연기와 조기상환 실패로 이어졌고 결국 2020년에 환매가 중단됐다.
하나은행 투자상품부에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017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1528억원 상당의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판매를 주도했다.
A씨는 손실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펀드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A씨 등 은행 직원들은 투자자들에게 13개월 후 안정적으로 조기 상환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펀드를 통해 만기 5∼6년인 부실 채권에 대부분 투자했다.
2020년 피해자 고발로 수사에 나선 검찰은 앞서 2019년 싱가포르로 출국한 A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했다. 불법체류자가 되자 A씨는 검찰 수사팀에 귀국 의사를 밝혔고 21일 한국으로 돌아와 체포됐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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