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덜 테일러 사망 소식 전하는 게시물. 트위터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를 덮친 폭설로 차에 갇혀 있던 20대 여성이 가족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를 끝으로 다음날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7일 NBC방송,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간호조무사인 앤덜 테일러(22)는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에서 차를 운전해 귀가하던 중 폭설이 내려 고립됐다. 테일러는 911에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으나, 극심한 악천후로 구조대는 현장에 제때 도착하지 못했다.
테일러는 사망 전 가족들에게 “무섭다”며 당시 상황을 찍어 보냈다. 영상을 보면 테일러의 차량을 포함한 모든 차들이 도로에 정차해있다. 눈 폭풍이 거세 시야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모습이다. 24일 0시쯤 테일러는 가족 채팅방에 “잠을 자면서 조금 기다려보다가 정 아무도 오지 않으면 걸어서라도 탈출을 시도해보겠다”고 문자를 보냈고, 그게 마지막이었다.
테일러가 차에서 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영상
테일러의 시신은 고립된지 약 24시간만에 지인들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도로는 1.3m의 눈에 뒤덮인 상태였다. 지인은 “(발견 당시) 테일러는 평화롭게 잠든 것처럼 팔짱을 끼고 발을 대시보드에 올려 둔 상태로 숨져 있었다”고 했다. 테일러의 시신은 이로부터 하루가 더 지나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이때까지도 구조대가 출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테일러의 사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저체온증 혹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구조대가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이 같은 비극이 초래됐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테일러의 어머니는 “경찰은 크리스마스 당일 오후 늦게까지 현장에 도착하지 않았다”며 “차 안에 시신이 24시간 동안 추가로 방치됐다”고 비판했다.
이번 폭설은 23일에 시작됐다. 미국 전체에서 현재까지 총 64명이 숨졌다. 바이런 브라운 버펄로 시장은 “눈보라로 온통 뒤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조건이어서 긴급구조요청 대응이 더욱 어려웠고 더욱 복잡했다”고 해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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