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시작은 부진했지만 2023년도 하반기에는 경제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주기가 끝나가고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면서다.
ING은행은 '2023 경제전망 리포트'를 통해 올해 한국의 연간성장률은 지난해 2.6%에서 올해 0.6%로 둔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23년 한국경제 전망에 대한 주요 쟁점으로는 △고통스러운 디레버리징 △하반기 경제회복을 책임질 수출 △정점을 지난 인플레이션과 비둘기파로 변신하는 한국은행을 꼽았다.
먼저 ING은행은 지난해 4·4분기부터 수출, 제조업, 서비스업 활동이 급감하면서 지난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감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2023년 상반기에는 대외수요와 국내수요 모두 더욱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울러, 높은 수준의 민간부문 부채를 감안했을 때 디레버리징의 고통은 단기 성장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자산가격 조정과 부채상환 부담 증가로 인해 한국은행이 2023년 하반기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ING은행은 올해에는 주택가격이 완만한 속도로 10% 정도만 추가로 하락하고 이후 1년 동안 정체기를 맞을 것으로 예측했다. 주택 가격은 2022년에 이미 크게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지속적으로 대출 조건을 완화할 테지만 높은 금리 수준 때문에 주택 구매자들이 주택 시장에 복귀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채 시장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는 정부의 대응으로 회사채 시장의 금융경색이 다소 진정됐지만, 연초에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고 고금리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유동성 문제는 언제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의 디레버리징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큰 고통을 겪을 것으로 예측되는 섹터로는 건설사와 시행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NG은행은 한국경제는 지난해 4·4분기 수출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2022년 연간 수출이 전년대비 6.1%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글로벌 수요약세와 예전과 같지 않은 가격효과의 영향으로 수출은 약 연간 7.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 경제의 핵심분야로 손꼽히는 반도체 섹터의 경우 다운사이클(하강사이클)이 2023년 3·4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 최종금리는 3.50%로 올 하반기에는 완화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보조금 감축과 공공서비스 요금의 인상에도 불구하고, 기저효과에 힘입어 올 1·4분기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는 약 4% 선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연간 상회할 가능성이 높고 공과금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2차 효과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2023년 상반기 내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다가 실물경제의 위축과 디레버리징이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우선순위는 물가안정에서 성장을 지원하는 쪽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