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5월 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접견한 모습. 사진=뉴시스(출처=조선중앙TV 캡처)
[파이낸셜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2018년 북미정상회담 사전정지 작업을 위해 방북했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암살'을 주제로 농담을 나눴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폼페이오 전 장관의 회고록 '한 치도 물러서지 말라,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한 싸움(Never Give an Inch, Fighting for the America I Love)'의 발췌본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회고록은 오는 24일 발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2018년 3월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었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비밀 방북했던 때를 회상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내 비밀 임무는 2018년 3월 30일 성(聖)금요일(부활절 직전 금요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이륙하면서 시작됐다. 목적지는 북한 평양이다"라며 "나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지구상에서 가장 어두운 곳 중 한 곳으로 향했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 임무는 극소수에게만 알려진 완전한 비밀이다. 내 목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지 못하고 사실상 현재의 고조된 위협으로 이어진 과거의 실패한 노력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과 처음 대면했을 때를 떠올렸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 위원장에 대해 "이 작고 땀에 젖은 사악한 남자는 온갖 매력을 동원해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했다. 하지만 학살범에 어울리는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은) 나에게 '국장(Mr. Director)'이라고 입을 열면서 '난 당신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당신이 나를 죽이려 했다는 것을 안다'라고 했다"라며 "나와 우리 팀은 이 순간(김정은과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을 위해 준비했었지만, 암살에 대한 조크는 '그가 나를 맞이할 때 말할 수도 있는 목록'에는 없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나는 CIA 국장이다. 그의 기지 넘치는 발언을 이해해 유머로 응대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때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위원장님, 나는 여전히 당신을 죽이려고 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김 위원장은 농담으로 이해한 눈치였다고.
폼페이오 전 장관은 특사 방북 이후 약 40일 만에 국무장관 자격으로 재방북하기도 했다. 이후 여러 차례 평양을 찾아 북미정상회담을 조율했다.
한편 오는 2024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폼페이오 전 장관은 올봄에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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