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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銀대출 막힐 때.. 벤처캐피털이 기업혁신 보루"

한은 이슈노트 "신용경색·銀 위기에 벤처캐피털이 기업 혁신자금 보루" "지적재산권 제도·민주주의 뒷받침 돼야"



한은 "銀대출 막힐 때.. 벤처캐피털이 기업혁신 보루"
연합뉴스 일러스트.

한은 "銀대출 막힐 때.. 벤처캐피털이 기업혁신 보루"
사진은 지난해 11월 7일 서울시내 한 은행영업점 기업고객 창구. 2022.11.07.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은행권 신용대출이 어려워지는 '은행 위기' 시기에 벤처캐피털(VC)이 기업의 혁신 자금 마련을 위한 보루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10일 나왔다. 벤처캐피털을 통한 자금 조달로 경제·금융위기 상황에서도 기업이 혁신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다만 지적재산권 제도와 민주주의 정치 형태 등 제도적인 뒷받침돼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은행위기와 벤처캐피털이 기술혁신에 미치는 영향' 경제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외부금융에 의존적인 산업들은 은행위기가 닥쳤을 때 '기업 기술혁신'의 척도가 되는 특허 건수가 줄었다. 외부금융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특허 등록수와 인용수가 평균적으로 각각 35.9%, 11.5% 감소했다. 특허 독창성과 일반성은 각 17.6%, 26.6% 줄었다.

하지만 벤처캐피털이 이같은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국가의 벤처캐피털 지수가 평균(7점 만점 중 3.786점)보다 1.458점 높을 경우 은행위기 상황에서도 특허 출원에 부정적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 벤처캐피털 가용성이 높은 나라에서는 은행 신용대출을 통한 자금조달 대신 벤처캐피털을 통한 조달이 가능하고, 때문에 은행위기에 따른 충격이 상쇄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적재산권 제도와 민주주의 정치 제도가 확립된 나라일수록 상쇄 효과가 더 컸다. 성원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은 "기술혁신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벤처캐피털의 역할이 중요하며 특히 은행 신용경색 또는 은행위기 시 벤처캐피털이 대체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벤처캐피털 시장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정치·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효율적인 투자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벤처캐피털은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벤처캐피털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이 강화되고 주식시장이 성장하면서 2000년대 후반부터 벤처캐피털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왔다. 또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핀테크, IT 기업 등 ICT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스타트업 붐이 일면서 벤처캐피털 수요가 증가했다.

실제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의 대출 상황과도 맞닿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12월중 은행 기업대출은 9조 4000억원 감소했다. 전달(10조 5000억원 증가)에 비해 큰 폭 감소 전환한 것이다. 기업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등 계절적 요인에 주로 기인했다는 게 한은 설명이나, 경기 하강기에 기업의 조금조달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