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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국민총소득 3만2661달러.. 대만에 20년만 역전 당해

지난해 급격한 원화 절하로 달러 기준 1인당 GNI도 다시 뒷걸음

1인당 국민총소득 3만2661달러.. 대만에 20년만 역전 당해
7일 서울 도심에서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천661달러로 2021년(3만5천373달러)보다 7.7% 감소했다. 2023.3.7 연합뉴스.

1인당 국민총소득 3만2661달러.. 대만에 20년만 역전 당해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천661달러로 2021년(3만5천373달러)보다 7.7% 감소했다.

[파이낸셜뉴스]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2661달러로 20년만에 대만에 뒤처졌다. 원·달러 환율이 10% 이상 급등한 영향이다. 윤석열 정부는 오는 2027년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개막을 약속한 가운데 한국은행에서는 '4만달러 달성이 멀지 않았다'고 전망해 왔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1994년 1만달러를 돌파한 후 2006년 2만달러, 2017년에 3만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2019년과 2020년에는 4.0%, 0.6%씩 감소했다가 2021년에는 10.5% 증가해 3만5373달러를 기록,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급격한 원화 절하 때문에 달러 기준 1인당 GNI도 다시 뒷걸음쳤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미 달러화 기준 3만2661달러로 전년대비 7.7% 감소했다. 액수로는 2712달러 줄었다. 원화 기준으로는 4220만3000원으로 전년대비 4.3% 증가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연간 명목 국민총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것으로 국민의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지난 2017년(3만1734달러) 처음 3만달러대에 들어선 뒤 2018년 3만3564달러까지 늘었다가 2019년(3만2204달러)과 2020년(3만2004달러) 2년 연속 뒷걸음쳤다. 2021년(3만5373달러)엔 3년 만에 반등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2700달러 이상 급감했다.

최정태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연평균 시장환율이 1144원에서 1292원으로 12.9% 상승했다. 이례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7.7%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제상승과 물가상승이 각각 896달러, 437달러 증가하는데 기여한 반면 환율상승으로 4207달러가 감소했다.

이에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0년 만에 대만에 뒤처졌다. 유엔(UN, 국제연합) 등 국제기구의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대만 1인당 국민소득은 3만3565달러로 우리나라보다 904달러 높았다. 미 달러화 대비 대만 환율이 6.8% 상승할 때 우리나라는 12.9%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대만의 한국 추월은 환율 변화가 영향을 미쳤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IT산업의 급성장에도 기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에는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부터 폭스콘, UMC 등이 있다. 코로나10 대유행 이후 IT제품수요가 늘면서 대만의 반도체·IT 산업이 호황을 누린 게 1인당GNI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TSMC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를 뛰어넘는다.

정부가 임기 내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개막을 약속한 가운데 중앙은행에서도 달성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행은 "과거 10년간 평균 환율이 1145원이었던 것을 가정하고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물가안정목표를 2% 내외로, 연간 평균 경제성장률을 2% 안팎으로 예상하면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이 머지 않은 시기에 달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날 발표된 지난해 실질 GDP는 전년대비 2.6% 증가했다.

건설투자·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수출입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민간소비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실질 GNI는 교역조건 악화로 무역손실이 늘어난 영향에 1.0% 감소했다. 지난해 4·4분기 실질 GDP는 속보치와 같이 전기대비 0.4% 감소해 역성장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