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강적들' 캡처, 뉴스1
[파이낸셜뉴스] 여신도상습 성폭행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교주 정명석 사건이 최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대학교 신입생 시절 자신도 모르게 JMS에 빠져들어 반년간 다녔다는 여대생의 사연이 관심을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타지에서 대학에 입학해 주로 혼자 다니는 편이었던 내게 어느날 어떤 언니와 동갑인 여자애가 다가와서는 친근하게 인사하더니 '성경공부에 관심 없냐'고 물었다"고 했다. 호기심에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A씨는 성경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처음엔 학교 건물에서 시작했다"며 "성경을 아예 몰랐어서 신화를 듣는 것 같았다"고 했다. 언니와 친구는 학교 내 다른 언니들을 소개시켜주기도 했는데 "그들은 다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A씨는 전했다.
그러다 '교회에 가서 공부하자'는 제안을 받게 됐다고 한다. A씨는 "어느 흔한 건물의 2층이었다"며 "교회 간판을 크게 달아놓는다거나 건물 외관에 십자가 표시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할 때는 중년 여성분이 들어와서 수업했다"며 "수업 마지막에는 어느 남자가 등장하는 영상을 보며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름은 알려주지 않은 채 '하늘의 뜻을 전하며 우리를 구원할 메시아'라고만 소개했다고 한다.
A씨는 "그렇게 몇 달 동안 교회에서 같이 요리해먹고, 영어 회화 공부도 하고, 쇼핑도 하며 언니들과 많이 친해졌다"라며 "친한 언니가 부모님은 이해 못하실 테니 가족에게 교회에 다닌다는 걸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A씨가 JMS의 정체를 알아차린 건 '월명동'에 가서였다. 정명석은 구속되기 전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성경 수업이 거의 끝나갈 즈음 드디어 그 남자의 이름이 정명석이고 교도소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수업에서는 "메시아로서의 숙명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박해받아 억울하게 옥살이 중"이라고 가르쳤다고 한다.
그는 "우리를 대신해 세상의 짐을 지고 계시다며 다같이 눈물 흘리며 울던 언니들이 생각난다"며 "언니들이 정명석에게 편지를 쓰자고 했는데, 내 사진을 넣어서 보내야 한다고 했다. 내색은 안했지만 교도소라는 게 너무 이상해서 하루종일 JMS에 대해 검색했다"고 했다.
방학 때 본가에 간 후 A씨는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는데 다음 학기가 시작되자 친했던 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알고보니 내 바뀐 전화번호를 알
려준 같은 학과 친구도 JMS였다"고 했다.
A씨는 "이제 와 돌이켜보면 이상했던 것들이 있다. 교회에 여자밖에 없다. 목사님도 젊은 여성 분이었다"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나를 포교한 언니는 졸업생인데도 학교를 계속 돌아다니더라"고 했다.
그는 "정명석 그 사람이 교도소에 갇히는 일이 없었다면 난 이상한지 전혀 모르고 계속 다녔을 것"이라며 "사이비는 교리 때문이 아니라 인간관계 때문에 깊게 빠져버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심하자, 정말. 길거리에서 말 거는 건 다 의심하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명석은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만기 출소했다. 출소 이후에도 또다시 신도들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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