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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의 창립기념일… 생일파티 대신 '혁신 밑그림' 그린다

삼성·LG의 창립기념일… 생일파티 대신 '혁신 밑그림' 그린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2일과 27일 각각 창립기념일을 맞는 삼성과 LG가 별도의 파티 없이 조용한 생일을 보낸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실적 압박이 거센 가운데 가라앉은 그룹 분위기를 전환시킬 혁신 밑그림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은 로봇과 반도체, LG는 주총을 통한 신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 로봇·반도체 투자 확대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22일 그룹 창립기념일을 별도의 대외 행사 없이 보낸다. 당초 삼성 그룹의 창립기념일은 3월 1일이지만,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총수에 오른 이듬해인 1988년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기념일을 변경했다. 2017년 미래전략실(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삼성물산 설립일로 의미가 축소되며 별도의 행사를 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첫 창립기념일로 관심이 높았지만, 특별한 메시지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은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을 고려해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재계에선 삼성이 요란한 생일 파티보다 미래를 위한 내실을 다지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불황으로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하면서도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향후 20년간 300조원 투자를 발표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하며 협동로봇 기술력을 보유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추가 매수했다. 지난 1월 590억원을 들여 지분 10.22%를 매입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지분 4.77%를 추가 매수해 지분율을 14.99%로 늘렸다.

재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맺은 콜옵션에 따라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며 "삼성이 인수합병(M&A)까지 고려할 경우, 하만 인수 이후 6년 만에 빅딜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LG 5G·화장품판매업 등 신사업 주력
오는 27일 창립 76주년을 맞는 LG그룹도 별도의 기념행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연암 구인회 창업회장이 1947년 1월 5일 락희화학공업사를 창업한 이후, 구본무 회장이 1995년 취임하며 회사명을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꾸며 창립기념일을 3월 27일로 변경했다.

지난해 창립 75주년에는 구광모 회장이 사내 방송 영상을 통해 "더 가치 있는 미래를 만들자"고 메시지를 냈다. 하지만 올해는 별도의 행사 없이 다음달 14일을 계열사의 공동 휴무일로 정해 휴식을 선물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80조원이 넘으며 역대 최대 매출에도 4·4분기 영업익이 90% 이상 급감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한 LG전자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정관상 사업 목적에 '기간통신사업(5G)'과 '화장품판매업'을 추가한다.

사물인터넷(IoT)를 활용한 스마트홈 시스템 개발에 활용되고 있는 기간통신사업은, 공장과 물류센터에서 활용하는 자율주행 로봇과 이를 관제하는 5G특화망을 패키지로 공급하는 모델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5G 특화망 사업의 핵심인 로봇, 인공지능,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일체를 확보하고 있다"며 "지난해 실적 압박 속에서도 LG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신사업 중심의 깜짝 실적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