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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잃은 채 병원 도착" 프란치스코 교황..퇴원에도 건강 악화 우려

"의식 잃은 채 병원 도착" 프란치스코 교황..퇴원에도 건강 악화 우려
프란치스코 교황(가운데)이 29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 후에 부축을 받으며 차량에 오르고 있다. 이날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최근 호흡 곤란을 호소해온 교황이 이탈리아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며 코로나19 감염은 아니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기관지염 치료를 마치고 무사히 퇴원한 프란치스코 교황(86)이 한때 의식을 잃는 등 당시 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급박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 8일 친구인 미켈레 페리와 안부 전화를 하던 중 건강을 묻는 말에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도착했다"고 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29일 호흡 곤란을 호소한 뒤 이탈리아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고 기관지염 진단을 받았다.

당시 수요 일반알현까지 무사히 마쳤던 교황은 차에 올라탈 때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리기도 하면서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교황은 사흘간 항생제 치료를 받은 결과 다행히 건강 상태가 호전돼 지난 1일 무사히 퇴원했다.

제멜리 병원 입원 당시 교황이 의식을 잃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교황의 건강에 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86세 고령의 교황은 지난 2년간 대장 수술을 받고 올 초 오른쪽 무릎 인대 손상으로 휠체어 생활을 하는 등 여러 질환을 앓고 있다.

교황의 친구로 통하는 미켈레 페리는 2013년 6월3일 페자로에서 강도의 총에 맞고 숨진 안드레아 페리의 형제로 이후 10년간 주기적으로 교황과 대화하는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교황이 소식을 듣고 미켈레에게 연락해 인연을 맺은 이후 지난 10년 동안 정기적으로 안부 전화를 하고 있으며 이번 통화가 90번째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미켈레는 "교황의 목소리가 울림이 있고 단호했다"며 "교황과 100번째 통화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교황은 비극을 겪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이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교황청(바티칸)은 전화 대상자를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교황이 그와 대화한다는 것은 부인하고 있지 않다. 다만 최근 페리 발언에 대해서는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고 있지 않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