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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전북의 한 대학병원 의사가 수년간 간호사에게 “모텔에 가자”며 괴롭혀 왔지만, 병원측이 ‘정직 1개월’의 경징계를 내린 사실이 드러났다. 다른 대학병원의 징계 수위와 비교해보면 이 대학병원의 징계 처분이 가볍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6일 뉴스1 및 전주 MBC에 따르면 전북의 한 대학병원은 지난해 12월 의사 A씨에게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수년 동안 같은 수술실에서 일하는 간호사 B씨에게 퇴근 후 술에 취해 전화를 걸었다.
A씨는 한 달에 4차례씩 30여분간 B씨에게 업무와 관계없는 통화를 지속해왔다. 고통을 참지 못한 B씨는 2021년 4월부터 A씨와의 통화 내용을 녹음하기 시작했다.
A씨는 2021년 8월 12일 오후 8시쯤 B씨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술을 마시자. 식당은 사람이 많으니 조용한 모텔 가서 마시자”, “술 마시러 나올 때 남자친구나 주변 사람에게 말하지 마라” 등의 말을 하며 20분간 통화를 지속했다.
결국 성적 수치심에 한계를 느낀 B씨는 이 사실을 병원에 알렸다. 하지만 A씨는 병원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사실을 부인했다. 녹음파일을 증거로 제시하자 “친해서 그랬다”며 말을 바꿨다.
B씨는 조사 과정에서 “A씨가 2016년에 가슴을 만졌고, 입맞춤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병원은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병원은 A씨의 행위가 ‘비위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며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해당 병원은 지난 2020년에도 오피스텔 성매매를 하다 경찰에 걸려 기소유예 판결을 받은 의사 C씨에 대해 경징계인 견책(시말서 제출)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또 같은 해 간호업무 도우미의 어깨를 주무르는 등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한 직원 D씨에 대해서도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지난달 같은 아파트에 사는 후배 여의사의 집 앞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의사 E씨 역시 이 대학병원 소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E씨를 대기발령 조치하고, 진상 조사와 징계위원회 회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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