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관료 출신 두고 노조 반발에
"과거는 과거.. 이제 한은 입장에서 정책 결정"
박춘섭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통화위원회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장용성·박춘섭 금융통화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총재, 장 위원, 박 위원. 사진=금융통화위원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박춘섭 신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라는 사전 평가에 대해 "우리가 처한 금융경제 상황에 따라 선택할 문제"라며 "저도 상황을 봐서 (통화정책 방향을) 선택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또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대변인 출신으로 '재정·예산통'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데 대해 "이제 한국은행의 입장에서 일하게 되는 것"이라며 출신보다는 현재의 직책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춘섭 금통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임시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사가 비둘기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비둘기파인지 매파인지 사전적으로 말할 것은 아닌 것 같다. 어디 출신 인지, 누구의 추천을 받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에 따라 선택할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은 앞서 취임사를 통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달성하고 나아가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금융안정'과 '경제성장'도 통화정책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금융안정과 경제부양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라는 해석이 나왔는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며 여지를 남긴 것이다.
그러면서도 통화정책에서 경제안정과 성장, 발전을 고려해야 한다며 여전히 비둘기적 입장을 내놨다. 그는 "제가 추천됐을 때 말씀드린 것처럼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추구하는 것도 경제안정과 성장, 발전"이라며 "조화롭게 보고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료 출신 박 위원의 임명과 관련 한국은행 노조에서 반발한 데 대해서는 "마음이 무겁다"면서 "조만간 노조위원장, 노조 조합원들과 뵙고 대화하면 (오해가) 해소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또 "이제 한국은행 입장에서 일을 하는 것이고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며 "한은 입장에서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추천한 박춘섭 위원은 1960년생으로 대전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무역학 학사,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박 위원은 기획재정부 예산총괄과 과장, 대변인, 예산실 실장 등을 두루 거친 '재정·예산통'이다. 국무총리실에서 재정금융정책관을 지냈고 조달청 청장을 역임한 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을 맡았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천을 받은 장용성 신임 금통위원도 같은 날 금통위에 합류했다. 장용성 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은행 롱텀 컨설턴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겸 금융경제연구원장으로 활동해왔다.
새로 합류한 위원들은 이창용 총재, 이승헌 부총재와 조윤제, 서영경, 신성환 위원과 함께 활동하게 된다.
금통위는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정책결정기구로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해 총 7인 위원으로 구성된다. 총재와 부총재 당연직 외에 금통위원 5인은 각각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4년으로 연임할 수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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