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경찰청 소속 아리아나 프레스톤(24) 경관 살해 혐의로 기소된 용의자 가운데 16세 미성년자를 제외한 3인. 왼쪽부터 트레벨 브릴랜드(19), 조지프 브룩스(19), 제이퀀 뷰캐넌(18). 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10대 강도들이 퇴근하던 20대 여성 경찰관의 금품을 빼앗으려다 총기로 살해해 경찰에 기소됐다.
10일(현지시간) 미 시카고 경찰은 시카고 경찰청 소속 아리아나 프레스톤 경관(24)을 총으로 쏴 살해하고 달아났던 10대 4명을 붙잡아 1급 살인·무장 강도·방화·불법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용의자는 제일랜 프레이저(16)·제이퀀 뷰캐넌(18)·조지프 브룩스(19)·트레벨 브릴랜드(19) 등이다. 4명 모두 보석금 책정 없이 수감됐다.
사건은 지난 6일 오전 1시 40분경 시카고 남부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이들은 총기를 들고 프레스톤 경관을 위협한 뒤 금품을 빼앗으려다 여의치 않자 총으로 살해했다.
경관은 야간 당번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이었으며 제복을 입은 상태였다.
경찰은 인근 CCTV 영상을 토대로 "프레스톤 경관이 차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 들어가려 할 때 승용차 한 대가 다가와 멈춰 섰고 차 안에서 운전자를 제외한 3명이 내려 접근하다 최소 2명이 총을 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프레스톤은 대응 사격을 시도하다 얼굴과 목에 총상을 입고 땅에 쓰러졌으며, 이때 용의자 중 1명이 경관의 총을 가져갔다고 경찰 당국은 전했다.
스마트워치 자동 구조신호를 수신하고 출동한 동료 경찰들에 의해 프레스톤 경관은 인근 시카고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에릭 카터 시카고 임시 경찰청장은 용의자들이 범행 대상을 찾고 있던 중 우연히 프레스톤을 발견하고 강도를 시도한 것으로 유추된다며 "이들은 이번 사건 이전에도 수차례 강도 및 차량 절도 범죄를 저질렀다"라고 말했다. 그는 "용의자들이 범죄에 이용한 승용차도 범행 1시간 가량 전에 도난 신고된 차량"이라며 "이들은 프레스톤을 살해하고 달아난 지 20여 분 만에 차를 불태웠다"라고 덧붙였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카운티 검찰은 “용의자 뷰캐넌의 여자친구가 사건 발생 전 뷰캐넌에게 ‘바비큐를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진술했다”며 “용의자들은 돈을 위해 강도 행각을 지속했고, 프레스톤을 살해하고 가져간 총기도 매각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용의자 가운데 1명인 브릴랜드는 지난 1월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돼 보호관찰 2년·사회봉사 50시간 등을 선고받았다. 또 2021년 12월에는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기록이 있다.
한편 시카고 경찰 당국은 프레스톤이 퇴근 후 사고를 당했으나 '근무 중 사망'으로 처리, 유가족에게 추가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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