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가뭄에 바닥 드러낸 우루과이 카넬론 그란데 저수지/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역대급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남미 우루과이에서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자 일선 교육기관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일간지 엘옵세르바도르 등에 외신에 따르면 우루과이 교육부는 최근 인구 밀집 지역인 몬테비데오와 카넬로네스의 각급 학교에 물 부족 위기 대응을 위한 급식 관련 권장 지침을 내렸다. 몬테비데오와 카넬로네스에는 우루과이 인구 340만 중 절반가량이 살고 있으며 학생 수는 12만명 정도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권장 지침에는 음식 준비용 물 비율 유지(밥 2대 1·파스타 3대 1 등)와 파스타 끓인 물 재사용 등이 담겨있으며, 염도 높은 물을 담수와 섞어 상수도로 공급하는 상황에 맞춰 음식에 간을 할 때 소금 사용을 자제하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점심에는 아이들이 요청할 때만 물을 주고 미리 제공하지 말라는 지침도 포함돼 있으며 '어린이 1인당 물 한 잔'만 제공하라고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조처는 강제 사항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우루과이 사회상을 짐작하게 하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식수 부족에 항의하는 우루과이 시위대 /사진=뉴시스
남미 남부 가뭄정보시스템(SISSA) 홈페이지에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우루과이 남서부 일부 지역은 가뭄 정도 6단계 중 최악인 '비정상 가뭄'으로 분류돼 있다. 알바로 델가도 우루과이 대통령실 비서관은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는 74년 만에 최악의 물 부족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로사 레주에 학교 급식 프로그램 책임자는 엘옵세르바도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수돗물은 사용해도 된다는 게 위생 기준을 결정하는 보건부 판단"이라며 "우리는 그 지침에 따라 수도꼭지를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우루과이 수도공사는 수도 몬테비데오 등지에 염분 농도 높은 강 하구 지역 물을 담수에 섞어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루과이 정부는 임시 저수지 건설, 노약자 물값 지원 등 긴급 대책을 내놓고 식수 수입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알바로 델가도 우루과이 대통령실 비서관은 "(사재기에 따른) 식수 가격 변동도 면밀히 모니터 중"이라고 밝혔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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