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트위터에 “미국 국방부청사(펜타곤) 인근에 폭발이 발생했다”는 설명과 함께 퍼진 가짜 사진. 트위터 캡쳐
[파이낸셜뉴스] 미 국방부 청사 펜타곤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진이 SNS에서 급속히 퍼졌으나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사진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이 사진이 퍼지며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지수가 하락하는 등 미국 금융시장에도 잠시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트위터 한 계정에 “워싱턴DC 펜타곤 단지 근처에 큰 폭발이 발생했다”는 설명과 함께 국방부 청사와 닮은 직사각형 건물 주변에 검은 연기 기둥이 치솟는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은 러시아 국영 언론사인 러시아투데이(RT) 등이 공유하며 확산됐다. 트위터가 신원을 증명한 ‘파란 뱃지’ 계정들도 사진을 퍼날랐다. 블룸버그통신과 전혀 관계가 없는 ‘블룸버그 피드’ 등 가짜뉴스 제조단체들이 사진을 퍼뜨리는 데 가세하며, 일부 사용자들은 경제 매체인 블룸버그통신의 보도로 오해하고 SNS에 공유하며 더욱 빠른 속도로 퍼졌다.
팔로워 65만명을 거느리고 주로 블룸버그 통신의 헤드라인을 트윗하는 경제뉴스 인플루언서도 오전 10시6분쯤 “펜타곤 근처에 대형 폭발”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후 이를 삭제됐지만, 이미 수백명이 리트윗을 한 상태였다.
미국 금융시장도 일시적으로 출렁거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 정도 떨어졌다가 회복하기도 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와 금 가격은 잠시 상승했다.
미 국방부와 버지니아주 알링턴 소방 당국은 최초 사진이 유포된 후 약 2시간 뒤인 오전 10시27분쯤 “펜타곤이나 근처에서 폭발이나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건물 앞 울타리 등이 변형된 점 등을 볼 때 AI로 생성한 흔적이 뚜렷하다”며 “해당 사진이 AI를 이용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태는 AI가 생성하는 가짜뉴스에 대한 우려를 확인시킨 사례다”라며 “점점 섬세해지고 접근하기 편한 프로그램이 일상에 미칠 수 있는 혼란을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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