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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라온 女대 ‘살인 예고글’...“오해 받을까봐” 여자화장실 못 들어간 경찰

"여자화장실에 사람 있는지 봐달라"
지나가던 여학생에게 수색 맡긴 경찰

SNS에 올라온 女대 ‘살인 예고글’...“오해 받을까봐” 여자화장실 못 들어간 경찰
SNS에 올라온 A여대 '살인 예고글'. /사진=KBS 보도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최근 서울의 한 여대 화장실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SNS 글이 올라와 경찰이 출동한 가운데, 당시 출동한 경찰이 일부 여자 화장실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 지나가던 학생들에게 수색을 맞긴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오해를 받을까봐 그랬다”라는 해명을 내놨다.

21일 새벽, SNS에는 “A여대 화장실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공유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글쓴이는 지난 2016년 벌어진 강남역 살인사건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살인을 예고했다. 관련 신고를 접수한 서울 용산경찰서는 A여대로 출동해 모든 건물의 화장실을 수색했다.

그런데 SBS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건물에서 경찰은 여자 화장실을 직접 수색하지 않고 지나가던 학생에게 황당한 요구를 했다. “화장실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학생이 화장실을 살펴보는 사이 경찰은 화장실 문 밖에 서 있었고, 학생이 화장실 내부에 아무도 없다고 말하자 경찰관들은 별다른 설명 없이 “고맙다”고 한 뒤 현장을 떠났다.

해당 학생은 이후 친구로부터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와 경찰이 출동했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SBS에 “정말 큰일 날 뻔한 일이었는데 왜 저한테 그런 일을 시키는지 좀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해당 경찰관들의 행동이 미숙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경찰은 “36개 건물 화장실을 모두 수색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35개 건물엔 여자 경찰이 있었는데 도서관 건물엔 두 명의 남자 경찰밖에 없어 오해를 받을까봐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남경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가면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어 부득이 대처했다”며 여경을 동원하지 않은 이유에는 “휴일 집회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같은 날 오후 서울 송파구에서 살인 예고 글을 올린 남성의 신병을 확보해 정확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