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兆 엔밸리어 M&A에 국내 단독 주선..2140억 참여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파이낸셜뉴스] 신한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 유럽 M&A(인수합병) 최대어로 꼽히는 독일 기반 소재 및 제조기업 엔밸리어(Envalior) 딜(거래)에서 인수금융을 주선한다. 국내 단독으로 약 2140억원(1억5000만유로) 규모다. 랜드마크성 딜에 자체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직접적으로 딜 소싱 성과다. 해외 인수금융 시장에서 톱티어(Top-Tier) 금융투자회사 포지션(위치)을 강화하게 됐다는 평가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미국계 톱티어 사모펀드(PEF)인 애드번트 인터내셔널(Advent International)이 인수하는 엔벨리어 딜의 약 29억유로 규모 인수금융 중 선순위로 1억5000만달러를 주선, 투자한다. 전체 거래 규모만 약 9조4000억원(약 66억유로)에 달하는 딜에서 성과를 낸 것이다. 한국계 기관으로선 유일하게 단독 주선권을 확보했다. 인수금융 금리는 변동금리로 유로화 기준 약 8% 후반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애드번트 인터내셔널은 1984년에 설립된 글로벌 선두 사모펀드다. 셀트리온이 놓친 박스터 인터내셔널의 바이오파마 솔루션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엔밸리어는 독일계 종합 화학 기업인 랑세스(Lanxess)와 네덜란드의 글로벌 생명공학·종합화학기업 로열 DSM(Royal DSM)의 고성능 소재 사업부를 각각 스핀오프(분사) 후 합병해 설립됐다. 글로벌 3위 고성능 소재 개발 및 제조 기업이다. 주로 자동차와 전기전자 제품 제조에 필요한 고성능 화학 소재를 공급한다. 전 세계에 18개 생산 시설과 14개의 R&D 센터를 통해 도요타, 폭스바겐, 테슬라, 애플, 삼성 등 업계 선두 기업들과 오랜 거래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고성능 소재는 금속과 동급 수준의 강도 및 내열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금속보다 가벼워 자동차 및 전자제품 분야에서 금속의 대체재로 주목 받고 있다. 실제 금속 대비 탄소배출량이 적어 ESG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 받는 고부가가치 신소재다. 최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자동차 시장 패러다임이 점차 변화함에 따라 핵심 전방 산업인 자동차 분야에서 고성능 소재 침투율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엔밸리어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되는 배경이다.
신한GIB그룹은 2023년을 글로벌IB 비즈니스 현지화의 원년으로 삼았다. 뉴욕, 런던, 시드니 등 해외 금융중심지에 있는 금융기관 및 유수의 스폰서와의 출장 대면 미팅을 통해 적극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선제적 딜 소싱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에도 미국 현지에서 직접 수임한 미국의 산업 자동화 솔루션 기업 BPG 인수금융 주선에 성공했다. 엔밸리어도 스폰서인 애드번트 인터내셔널 등과 현지 논의를 통해 확보한 프라이빗한 투자 기회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유럽 대표 전기자전거 기업인 악셀(Accell)그룹 2000억원, 영국 임상 의약품 기업 클리니젠(Clinigen) 1200억원 등의 대표주관 및 안정적인 셀다운에 성공하면서 해외 인수금융 관련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글로벌 금리 급등 등 대내외적 경제여건 악화에서 낸 성과다.
신한투자증권 글로벌IB 비즈니스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미국, 유럽 등 금융 중심지에서 우수한 딜을 선제적으로 수임하는 것을 목표로 해외 주요 스폰서 및 IB들과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중이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지화가 신한투자증권의 향후 글로벌IB 사업 확장에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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