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2585.52)보다 8.40포인트(0.32%) 하락한 2577.12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51.50)보다 5.44포인트(0.64%) 상승한 856.94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24.9)보다 2.3원 오른 1327.2원에 마감했다.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05.31.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평균 1294.61원에 등락폭 120.90원. 일평균 기준 최저치 2월 3일 1219.30원, 최고치 5월 3일 1340.20원.
올해 1월 초부터 5월말까지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 흐름이다. 1210원대부터 1340원대까지 등락폭이 120원을 넘어서는 등 변동성이 컸던 가운데 하반기 환율에 대해서도 전망이 제각각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출이 회복되고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파급 효과가 가시화되는 걸 전제로 환율이 1200원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원화 약세가 계속돼 1300원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반기 환율 1200원대, 1300원대? 美 경기· 통화정책, 中 경기, 韓 수출 회복이 관건
5월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324.9원) 대비 2.3원 오른 1327.2원에 거래 거래를 마쳤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합의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나서 원화가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해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도 오후에 소폭 하락했다.
하반기 환율 또한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과 이로 인한 수요 회복 시기, 강도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3·4분기 이후 환율이 1200원대로 하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경상수지가 개선되고, 미국의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가시화된다는 전제에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관점에서 수출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데, 반도체 수출이 하반기에 살아나면 무역수지 적자 폭이 줄고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 건강해져서 환율이 1200원대까지 내려올 수 있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됐지만 미국 채권 발행으로 채권 금리가 내려가면 환율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4·4분기 이후에는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또한 "1200원대로 하향할 수 있다. 달러인덱스도 더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달러화 가치를 지지했던 것이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인데, 3분기 초에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이기 때문에 환율 하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3분기 이후 무역수지 흑자 전환, 중국 위안화 강세 등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이 1200원대에 진입할 경우 외국인의 주식 투자가 늘어나 코스피지수가 상승할 수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2593.31까지 오르면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2600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유지하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더딜 수 있다며 '1300원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경기가 안 좋은데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가 좋아질 수 없다"면서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이 반도체 회사 주가와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긴 했지만 올해 안에 반도체 경기 사이클이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 연구원은 "미국 위주로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될 경우 현재 고금리인 상황을 고려해도 미국 경기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미국 달러화도 약세로 전환하지 않을 수 있다"라며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당국 추가 대응은? 한미 금리차에도 "변동성 큰 건 아냐" 우려 불식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05.25.
환율에 대한 전망이 분분한 가운데 외환당국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월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국민연금과 350억달러 한도의 외환스왑 계약을 맺고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다. 달러화 수급을 조절하면서 환율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인데, 일각에서는 한국가스공사와 외환스왑 등 추가 대책 필요성도 주장하고 있다. 미 연준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차가 2.0%p로 벌어져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 우려도 있다.
다만 당국에서는 타국과 비교했을 때 변동성이 크지 않다며 일단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우리나라 환율 변동성은 개방된 선진국의 중간 정도 수준이다. 글로벌 외환시장도 연계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간, 기간 중 변동성은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게 쏠릴 경우에는 변동성 완화 차원 대응을 고려하지만 통상의 환 변동성 차원에서는 안정적"이라며 "5월에는 우리나라 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더 축소됐다"고 말했다.
약(弱) 달러에 더 약한 원화가 문제였다면, 강(强) 달러화에도 원화가 크게 약세를 보이지 않아 동조화에 따른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5월 25일 한미간 금리차에 따른 환율 변동 우려에 대해 "환율을 (한미간) 금리격차로만 바라보는 건 경험적, 이론적으로도 맞지 않다"며 "금리격차가 하나의 위험요인이긴 하지만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는 "계속해서 환율이 절하될 거란 우려가 많은데 경험적으로 한미 금리차가 커졌음에도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거라는 시그널을 주면서 환율이 되레 내리지 않았냐. 환율이 금리차를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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