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0년' 받기 직전 항소심 재판에 제출
피해자와 검찰까지 비난하며 억울함 호소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공개한 피의자 반성문 일부, 아래는 부산 돌려차기남의 가해현장. /피해자 인스타그램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이모씨가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던 반성문이 공개됐다. 이씨는 "왜 이리 많은 징역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과도한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1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씨의 반성문 내용이 확산하고 있다. 이는 해당 사건의 피해자 A씨가 지난 1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한 것이다.
"비슷한 묻지마 범죄에 비해 왜이래 형량 높나" 억울
반성문을 보면 이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묻지마식으로 상해를 가한 것에 대해 깊이 잘못을 느낀다"라면서도 "상해에서 중상해 살인미수까지 된 이유도 모르겠고 저와 비슷한 묻지마 범죄의 죄명과 형량도 제각각인데 왜 저는 이리 많은 징역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억울함을 내비쳤다.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공개한 피의자 반성문 일부 / 피해자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씨는 피해자가 재판을 방청하러 오기도 했다며 피해자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 평가하기도 했다.
이씨는 "피해자분은 회복되고 있으며 1심 재판 때마다 방청객에 왔다고 변호사님에게 들었다"라며 "말도, 글도 너무나 잘 쓰는 것도 보면 솔직히 진단서와 소견서, 탄원서 하나로 '피해자'이기에 다 들어줄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라고 호소했다. 피해자는 사건 당시 이씨 폭행으로 뇌신경이 손상돼 한때 오른쪽 다리가 마비된 바 있다.
이씨는 또 검찰이 항소심에서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공소사실을 변경한 데 대해서도 "검찰 역시도 제가 성폭력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끼워 맞추고 짜 맞추고 결국에는 아무런 흔적과 DNA가 안 나온 것처럼 그저 뽑기 하듯 되면 되고 안 되면 마는 식은 아닌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제가 저지른 잘못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인정한다"라며 "하지만 살인미수 형량 12년은 너무하다"라고 덧붙였다.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공개한 피의자 반성문 일부 / 피해자 인스타그램 갈무리
피해자 "반성문 읽는 지금이 더 아프다" 토로
A씨는 반성문을 편집해 공유하며 "저는 다리가 마비되고 온몸이 피투성이일 때보다 피고인이 꾸준히 내고 있는 반성문을 읽는 지금이 더 아프다"라고 했다.
이어 "도대체 이 사람이 어느 부분에서 반성하고 있다는 것인지 전혀 모르겠고 반성문이 왜 감형의 사유가 되는지 모르겠다"라며 "피고인이 이제는 좀 바뀌었을까 반성문을 확인할 때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라고 토로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 화가 나서 손이 떨린다", "형량 줄이기에 급급한 태도가 어이가 없다", "어딜 봐서 반성문이냐" 등의 댓글을 달며 분노를 표출했다.
부산고법 형사 2-1부(부장 최환)는 지난 12일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정보통신망에 신상 공개,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20년간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이날 선고 공판을 지켜본 A씨는 법정 앞에서 울음을 쏟으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A씨 변호인은 “CCTV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했던 검찰과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고, 본인이 한 일을 진심으로 뉘우치는지 의문”이라며 “피고인은 영구적으로 사회와 단절될 필요가 있으나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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