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김창룡 경찰청장을 '개떼 두목'이라고 칭하며 인터넷에 비난하는 글을 올린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3단독 권순남 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민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2020년 집회 불허한 김창룡 경찰청장에 "개떼 두목" 모욕
민 전 의원은 지난 2020년 9월25일 당시 김창룡 경찰청장을 '개떼 두목'이라고 표현한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0년 9월 민경욱 전 의원이 작성한 글/사진=민경욱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당시 민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현재 경찰은 국민이 아닌 문재인 정권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개"라며 "그 개떼 두목이 김창룡"이라고 썼다. 조사 결과 민 전 의원은 개천절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차량 행진을 하려는 보수단체 집회를 경찰이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하자 자신의 SNS에 비판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민 전 의원은 다음 날에도 "경찰청장이 (차량 시위 참여자의 운전)면허를 취소하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여기 판사님 한 분 모셔왔으니 김창룡 개떼 두목은 무릎 꿇고 앉아서 잘 들어라"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에 김 전 청장은 대리인을 통해 민 전 의원을 고소했다. 그는 경찰에 "모욕적인 언사가 섞인 게시물로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라고 전했다.
이후 민 전 의원은 불구속 입건돼 검찰로 송치됐고, 벌금 70만원에 약식기소되자 지난해 1월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민 전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김 전 청장 개인이 아닌 (당시) 경찰청장을 비판한 글이었다"며 "경찰청장은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 "모욕 맞지만, 경찰청장은 국민 비판 받는 자리"
재판부는 "개떼 두목이라는 단어는 누군가의 사회적 평가를 낮출 만한 모욕적 표현"이라며 "경찰청장이라는 직위도 붙이지 않고 그런 글을 써 김 전 청장 개인을 비판하려는 의도 역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쓴 글은 경찰청장의 도심 집회 불허 결정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경찰청장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작성됐다"며 "경찰청장은 국민으로부터 광범위한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지위"라고 판시했다. 이어 "글 작성 경위 등을 고려하면 사회 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이유가 있는 정당한 행위였다"며 "위법성이 사라져 범죄가 되지 않는 경우"라고 무죄를 내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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