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보험업권에 IFRS9, IFRS17이 전면 도입되면서 과도기를 맞은 가운데 한국은행이 보험업권의 보장성 상품 영업 쏠림에 유의해야 한다고 21일 밝혔다. 한국은행은 당기손익 변동성을 낮추려는 과정에서 보험사의 안전투자 선호심리가 커지고, 보험계약마진 관련 지표가 중요해지면서 '질적인 성장'을 중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향후 보험업권은 신(新) 회계기준에 맞춰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산부채관리(ALM) 전략, 투자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새로운 행태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부터 국내 보험업권에는 IFRS9, IFRS17이 전면 도입됐다. IFRS9은 금융자산에 대한 기준서로, 금융자산의 범주와 손상인식을 '계약상의 현금흐름', '사업모형' 등 객관적 기준으로 분류토록 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고, 수익인식 측면에서 발생주의(종전엔 현금주의)를 도입해 미래 현금유출과 수익성에 대한 정보도 반영되도록 했다.
자산·부채 모두에 시가평가가 적용되는 만큼 보험사의 자산부채관리(ALM)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듀레이션 갭을 축소하기 어려워진 만큼 보험사들이 자산 범위를 늘리고, 자산과 부채간 현금흐름 매칭을 위해 노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보험업권이 활용해온 장기채권 현물투자 및 채권 선도거래 외 금리파상생품 활용도 높아질 것"이라며 "보험회사의 투자 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험계약마진 관련 지표가 대두되면서 보험업계가 보장성 상품을 늘리고 이 과정에서 영업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마진이 큰 보장성 상품의 비중을 높이려고 할 것"이라며 "저축성 보험 대비 보험료 수입이 적은 보장성 상품으로의 영업 쏠림으로 현금 유동성이 저하되지 않도록 (당국이) 유동성 사정을 꾸준히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주가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당기손익의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보험사가 안정적인 투자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
당기손익 인식에서 금융자산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은 수익증권 비중은 줄이고, 대신 안정적인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IFRS17 도입으로 당기순익 변동성이 커지는 점, 보장성 상품의 비중을 늘려야 하는 점 등 어려움도 토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해 "시가 평가대상이 확대돼 국내 보험회사들의 자본상황이 상당히 개선됐다"면서 "듀레이션 갭(자산-부채)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자산보다 부채 가치가 더 크게 감소하면서 자본이 큰 폭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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