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후 1시40분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보행자를 쳐 사망케 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낮에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어 사망사고를 낸 20대 남성의 차량이 압수됐다. 이는 이달 1일 '검·경 합동 음주운전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사망사고 및 상습 음주 운전자의 차량 압수를 시행한 이후 첫 사례다.
4일 경기 오산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된 A씨(25)로부터 범행 당시 운전한 QM6 차량을 전날 임의 제출받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7일 오산 오산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을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오산 궐동지하차도에서 차량을 추돌하는 1차 사고를 낸 뒤 도주하던 중 횡단보도 보행자와 2차 사고를 냈다. 이후 다시 도망치다가 신호 대기 차량을 들이받는 3차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2차 사고 피해자인 B씨(76)가 숨졌으며, C씨(56)가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D씨(70)는 타박상 등 경상으로 병원에 옮겨졌으며, 1차 사고 피해자 2명과 3차 사고 피해자 1명이 각각 경상을 당했다.
A씨는 사고 직후 1㎞가량 도주하다가 신호 대기 중인 차량의 후미를 들이받고 멈춰 섰고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체포됐다. 음주 측정 결과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2%가 넘는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검거해 지난 29일 구속했다. 견인차 사무실에 보관 중인 A씨의 차량은 일반 사건에서의 압수물처럼 취급돼 송치 단계에서 검찰에 넘겨질 예정이다.
앞서 A씨가 차량 임의제출에 응하지 않았다면 경찰은 절차대로 압수영장을 신청해 차량을 강제로 넘겨받을 계획이었으나 A씨가 임의제출에 응하면서 영장 신청은 하지 않았다.
이후 재판에서 법원이 차량에 대한 몰수를 판결하면 차량 소유권은 완전히 A씨를 떠나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는 경찰청 정책에 맞춰 음주 운전에 이용한 차량을 압수한 것"이라며 "A씨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차량 압수에 응해 임의제출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음주 운전은 개인과 가정, 사회까지 영향을 주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하며 "피의자에 대한 구속 수사는 물론, 음주 운전자 차량도 함께 압수해 엄정한 법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경은 지난 1일부터 음주 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거나 상습적으로 음주 운전을 하면 차를 압수·몰수하는 내용의 음주 운전 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음주 운전 중 사고로 사망자 또는 다수 부상자가 발생하거나 음주 뺑소니, 재범, 다른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죄를 저지른 경우 차가 몰수 대상이 된다. 또 5년 내 음주운전 2회 이상 전력자가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3회 이상 전력자가 단순 음주 운전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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