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키로 불꺼진 식당 무단침입해 절도
전화번호 남기고 "꼭 변제하겠다" 편지
A씨가 영업을 마친 불 꺼진 식당에 무단침입하고 있다./사진=MBC 뉴스데스크
[파이낸셜뉴스] 영업을 마친 불 꺼진 식당에 무단침입해 현금을 훔쳐 간 40대 도어락 설치기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9일 부산 금정경찰서는 야간에 상점 여러 곳을 침입해 절도 행각을 벌인 40대 남성 A씨를 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부산지역 상점 약 15여 곳을 돌며 수백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절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날 MBC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부산 해운대구의 한 식당에 마치 자신의 가게인 것처럼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 장면이 담겼다. A씨의 범행은 다음 날 아침 출근한 주인이 금고에 있던 현금 60만원이 없어진 걸 발견하면서 발각됐다.
A씨가 남긴 편지/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피해 식당 주인 B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돈통 열어봤을 때 금고 함에 돈이 없고 편지 하나만 남아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A씨가 남긴 편지에는 '생활고에 어쩔 수 없었다', '갚을 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내용과 함께 이름, 전화번호가 남겨져 있었다.
이틀 뒤 A씨는 식당에 제 발로 나타났다. B씨는 A씨에게 "(문을) 어떻게 열었냐"고 묻자 A씨는 "자동문 일을 전에 해서 관리자 번호가 있다. 그걸 누르면 열린다"고 말한 뒤 B씨에게 "(비밀번호를) 바꿔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전직 도어락 설치기사로 '관리자비밀번호'로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피해 식당에 침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리자비밀번호'는 사용자가 쓰는 비밀번호와 별개로 번호키를 설치할 때 생성된다. 초기값에 특정 공식을 적용해 만드는데 주인이 따로 설정하지 않으면 그대로 이어진다. 번호키 설치 일을 하면서 이 공식을 알고 있던 A씨는 이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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