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판촉 준비로 노동시간 긍가...1억여원 배상 판결
"노동자 본인도 업무강도 조정 등 건강 유지 노력했어야...과실있다"
자료사진.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추석 연휴 행사를 준비하던 근로자가 평소보다 강도 높은 업무를 하면서 뇌경색 진단을 받은데 대해 법원은 회사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민사9단독(김성래 판사)은 파견근로자 A씨(53)가 자신을 고용한 식품가공업체 B사와 파견직으로 일한 농산물 등 매장을 운영하는 C조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회사는 근무 시간 및 업무강도 조정, 휴게 환경 제공 등 필요한 조치 강구해야"
재판부는 B사에 대해 치료비 및 노동능력상실률 등을 계산해 1억 27만원과 지연손해금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C조합에는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A씨는 2011년 5월부터 C조합이 운영하는 안동시 소재 매장에서 B사 제품의 진열과 재고 관리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그러다 2016년 9월 추석 연휴를 열흘 앞두고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A씨는 뇌경색 진단을 받기 전 추석 연휴 기간 예정된 판촉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주당 업무 시간은 41시간에서 54시간으로 평소 대비 30% 이상 늘어난 상태였다.
A씨는 개당 10~15kg 무게의 추석선물세트 박스 40개 가량을 창고에서 옮겨와 진열을 하는 등 다소 높은 업무 강도를 도맡으면서 두통을 느끼는 등 이상 증세를 느꼈다.
"건강유지 노력 소홀한 노동자도 과실 있다"
하지만,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않고 하루 최대 12시간 30분을 근무하면서 이후 몸 왼쪽에 마비 증세가 생겼고 병원에서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A씨를 고용한 B사에 대해 "근무 시간 및 업무 강도 조정, 적절한 휴게 환경 제공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함에도 소홀히 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A씨에 대해서도 "근무 시간 또는 업무 강도 조정을 시도하는 등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함에도 이를 일부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라며 B싸의 배상 범위를 50%로 제한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