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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장관 "샤니 사망사고, 예방조치 했다면"…사측 책임에 '비중'[국감]

환노위 고용부 국감
샤니 대표 "단정적으로 어느 쪽 책임 언급 적절치 않아"

고용장관 "샤니 사망사고, 예방조치 했다면"…사측 책임에 '비중'[국감]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강섭 샤니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파이낸셜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8월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에 대해 "충분히 예방 조치를 취했다면 막을 수 있지 않았나 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강섭 샤니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이번 사고의 책임이 SPC 측에 있느냐, 노동자에 있느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8월8일 샤니 성남 공장에서 근로자 A(55·여)씨가 근무 중 다쳐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틀 만인 10일 끝내 숨졌다. A씨는 2인 1조 형태로 원형 스테인리스 통에 담긴 빵 반죽을 리프트 기계에 올려 다른 반죽 통에 쏟아 넣는 작업을 하다가 함께 일하던 B씨가 안전 확인 없이 기계를 작동시키면서 배 부위가 기계에 끼여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10월 손가락 절단 사고에 이어 올해 7월 손가락 골절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지난해 10월15일에는 SPC 계열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배합기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서도 "고용부도 이번 사고의 책임이 동료 노동자의 업무상 과실치사에 있는 것 아닌가 짐작이 들게 만드는 조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책임이 누구에 있는지 따졌다.

이 장관은 "현재 조사 내지는 수사 중이니까 (책임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설령 동료가 실수했다고 해도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 '기계는 고장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충분히 예방 조치를 취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측 책임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대표는 이번 사망 사고와 관련해 "투자도 열심히 하고 있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노력해서 사고자 수를 줄이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사고 책임 여부를 묻는 윤 의원 질의에는 "지금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여기서 단정적으로 어느 쪽의 책임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계열사 대표이사가 아닌 그룹 회장이 직접 국감에 출석해 중대재해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그룹사 전체 가운데 5% 매출을 차지하는 샤니 성남공장이 전체 SPC의 안전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권한이 있냐"며 "이 대표가 나와서 SPC 전체 그룹의 내용들을 포괄하고 안전보고 대책을 강구하기에는 구조적이고 객관적인 한계가 있다는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SPC 그룹이나 DL이앤씨 그룹 모두 최고 책임자들, 최고 소유자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이사들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그룹 전체의 예산을 그다음에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회장들이 나와서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환노위 야당 의원들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 대한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여당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불발됐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