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만 환자 5년만에 50% 이상 증가
비만은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하는 요인
심혈관계 질환, 뇌졸중 등 위험도 상승
수면무호흡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2019년 8만3683명에서 2022년 11만3224명으로 3년 사이 35%나 늘었다.
[파이낸셜뉴스] 최근 기온이 뚝 떨어져 아침저녁 일교차가 10도를 넘나들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살이 더 찌기 쉬워진다.
날씨 추워지면 수면무호흡증 악화
16일 업계 전문가들은 기온이 낮은 가을·겨울철은 체중이 다른 계절에 비해 쉽게 늘 수 있고, 이로 인해 수면무호흡증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한국의 비만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1만4966명에서 2021년 3만170명으로 5년만에 50% 이상 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비만이 여러 질병의 근원이 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 중 수면무호흡증은 비만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돼있는 질병 중 하나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고 무호흡 상태가 반복되는 질환으로, 비만 환자의 경우 지방이 상부 기도에 축적되며 숨길을 좁혀 코골이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비만이 심해질 수록 상기도 부분의 근육 활동량이 줄어 저산소증 및 저호흡을 야기해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 아울러 수면무호흡증 악화로 인한 수면부족은 다시 비만의 원인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 수가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9년 8만3683명에서 2022년 11만3224명으로 3년 사이 35%나 늘었다. 2022년 환자를 보면 약 80%가 남성(남성 8만9998명, 여성 2만3226명)이었다. 여성은 폐경기가 시작되는 50대부터 크게 느는 것(50세 이상 1만5528명)으로 나타났다.
강동경희대학교치과병원 구강외과 홍성옥 교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비만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 환자수가 확연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지지능 저하, 고혈압 등 원인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면 환자는 수면 중 각성이 일어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주간 졸림의 증가로 교통사고 또는 업무상 사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또한 반복적인 저산소증에 노출돼 뇌·신경계, 심혈관계 및 내분비계 등 산소를 사용하는 다양한 주요 신체 기관에 영향을 줘 △인지기능 저하 △고혈압 △당뇨 등의 악화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며, 장기적인 수면 문제로 인해 △삶의 질 저하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문제와 만성 통증의 증가가 동반돼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뇌졸중 생존자의 반은 불면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불면증 환자는 심혈관계 질환을 겪을 확률 및 4년 안에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각각 45%, 54%나 되는 실정이다. 이 중 18~34세 사이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불면증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뇌졸중 발생률이 8배나 높아 젊은 사람도 안심할 수 없다.
수면무호흡증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수술 치료가 부담스럽다면 양압기와 같은 비교적 간편한 비수술적 치료부터 받는 것을 권한다. 양압기는 수면 중 기도가 막히지 않게 공기압력을 가해 호흡이 끊기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 미국수면학회(AASM)는 중등 이상의 성인 수면 무호흡증 환자 치료 시 양압기 사용을 표준치료로 권고하고 있다.
양압기 치료는 수면 중에 코나 입을 통해 대기 중보다 높은 압력의 공기를 기도에 주입하는 장치로 2018년 보험급여로 인정되면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수면 중 코골이 또는 무호흡이 의심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수면다원검사는 국내서 2018년 7월부터 보험 적용이 돼 본인부담금액 20%만 지불하고 검사받을 수 있고, 실손보험이 있다면 본인부담금 1만원대로 시행이 가능하다. 만약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았다면, 최초 처방 시 90일 순응기간 동안 본인부담금 50%로 사용할 수 있으며, 두번째 처방 이후부터는 본인부담금 20%로 최대 월 2만원대의 비용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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