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전·현직 원내대표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강성 지지층의 공격 문제에 대한 우려와 지적이 나오자 “당내 ‘통합’ 얘기를 꺼냈다가 저도 ‘문자 폭탄’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통합 애기 꺼냈다가 나도 문자폭탄 받았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재명 대표가 강성 지지자들의 공격을 묵인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불신에 따른 오해가 커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직접 당원들에게 자제해 달라고 그동안 여덟 차례 호소했다”며 “물론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지만 일일이 통제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이 대표하고도 개인적으로 몇 번 얘기를 해보니 최근에 이 대표도 굉장히 답답해한다”며 “도리어 ‘왈가왈부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겠다’. ‘작은 차이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더니 이 대표에게도 문자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도 저한테 웃으면서 문자를 보여주며 ‘나한테도 문자가 너무 많이 온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강성 지지층에 지나치게 휘둘리는 정치인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늘 일탈적이거나 상식을 뛰어넘는 지지자들의 행태는 있었지만 그것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정치인들이 문제”라며 “지지자들의 행동에 따라서 반응을 보이거나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활용하려고 할 때 부작용이 더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지자들의 행동도 바로잡고 못하게 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지지자들의 비이성적인 행태에 휘둘리는 국회의원들과 지도부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명계 의원들은 "총알 현수막까지.. 이 대표가 제지하라"
한편 비명계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제지가 적극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24일 비명계 이원욱 의원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 동탄 시내에 ‘총알이 있다면 매국노(비명계)를 처단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린 것과 관련해 이 대표의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전날 SNS에 “통합? 헛웃음이 난다”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이원욱 의원 지역에 내걸었던 현수막 ‘남은 1발의 총알’ 운운은 너무 부끄럽고 소름 끼칠 지경”이라며 “이 대표는 수수방관하고 있을 건가, 아니면 즐기고 있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도 “이 대표가 이원욱 의원 살해 협박 현수막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제지도 안 한다”며 “포용하는 것처럼 하면서 고사(枯死) 작전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장경태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이 대표가 이미 여러 차례 극단적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며 "실제로 강성 지지자들의 극단적 행위들이 상당히 잦아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의 일탈을 가지고 마치 당내 당원들 전체의 뜻인 것처럼 표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강성지지자의 행동을 조장하는 행위에 대한 당 차원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라며 "근거없이 당 지도부나 대표에 대해 공격하거나 퇴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내는 것도 잘못이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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