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총을 손에 든 용의자가 루이스턴 볼링장에 들어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18명을 숨지게 한 미국 메인주 총기난사 용의자는 이전부터 범행 가능성을 두고 사전 위험 경고가 나왔던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 육군 측은 참사 발생 몇 달 전 총기난사 용의자로 지목된 육군 예비군 중사 로버트 카드(40)의 소속 부대가 경찰에 카드의 안위를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참사 발생 수개월 전 "(카드가)갑자기 폭발해 총기난사를 벌이지 않을까 우려된다"라는 주변 동료의 보고가 나왔다. 이런 사실은 현지 경찰에 공유됐지만 그를 무기로부터 떼어놓는 조치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카드가 소속된 메인주 방위군이 경찰에 그에 대한 건강 및 복지 점검을 요청하게 된 배경은 앞서 카드의 정신건강 상태가 우려되는 두 건의 사건 때문이었다.
경찰이 주 방위군에 공유받은 내용에 따르면 카드는 지난 7월 15일 뉴욕주에 군사훈련을 받으러 갔다가 편의점에 가던 도중 주차장에서 다른 동료들과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뒤 정신병원으로 후송돼 2주간 입원했다 퇴원한 사실이 있었다.
동료들이 자신을 소아성애자로 욕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카드가 시비를 걸었다는 것이다. 동료들은 카드가 이미 봄부터 자신을 모욕하는 환청을 듣기 시작했고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졌다고 전했다.
정신병원 퇴원 후엔 군인인 한 동료와 카지노를 다녀오다 차 안에서 친구를 주먹으로 친 사건도 발생했다.
해당 동료의 보고에 따르면 당시 카드는 자신이 총을 갖고 있으며 (메인주) 사코 훈련기지와 다른 장소에 총을 들고 가 쏴버리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새거더혹 및 케네벡 카운티 경찰은 군의 요청에 따라 지난 9월 16일 카드의 자택을 방문했지만, 그를 만나지는 못했다.
경찰은 다음 날 카드의 형을 방문해 만났고, 그의 형은 아버지와 함께 카드가 무기를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은 필요하면 카드의 정신건강 평가를 도와줄 수 있다고 형에게 전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지난달 26일 카드는 메인주 루이스턴의 한 볼링장과 식당에서 총기를 난사해 18명을 숨지게 했다. 희생자 중에는 14세 소년도 있었다.
CNN에 따르면 메인주는 무기를 소지한 개인의 자격을 평가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황색 깃발법'을 두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경찰 등 법 집행기관은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인물을 구금해 의료전문가의 진단을 받게 할 수 있고, 진단 결과에 따라 판사는 일시적으로 해당 인물에게서 무기를 일시적으로 제거하도록 승인할 수 있다.
앞서 26일 오후 7시께 메인주 루이스턴의 볼링장과 식당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18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고 메인주 당국은 밝혔다.
경찰은 육군 예비군 중사 카드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주민들에게 자택대피령을 내린 채 수색을 벌였다. 이후 지난 27일 카드는 자신이 근무하던 재활용처리장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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