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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연애하고 외로움 달랜다...영화가 현실로” [챗GPT 쇼크 1년]

생성형 AI 진화..내년에는 감성대화로 이어질 전망

선정성과 윤리성 문제도 대두..“AI 리터러시 키워야”

[파이낸셜뉴스] 내년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멀티모달 및 장기기억 기술 등과 결합, 감성대화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1년 간 오픈AI ‘챗GPT’나 구글 ‘바드’ 등을 통한 정보 교류가 주를 이뤘다면, 앞으로는 시공간의 맥락까지 추론하는 감성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AI와 연애하고 외로움 달랜다...영화가 현실로” [챗GPT 쇼크 1년]
SK텔레콤은 스캐터랩과 공동개발을 통해 페르소나(Persona, 독립된 인격체)를 가진 감성형 AI 에이전트 ‘A. 프렌즈’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김미희 기자

생성AI와 장기기억 결합..감성대화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스캐터랩 간 전략적 파트너십의 핵심은 관계지향형 AI 서비스다. SKT ‘에이닷(A.)’ 서비스에 들어온 ‘A.프렌즈’에서는 각각의 페르소나(독립된 인격체)를 가진 ‘길빛나’, ‘육제이’, ‘강하루’가 이용자를 위한 친근한 챗봇을 구현한다. 일례로 강하루는 텍스트는 물론 다정한 목소리로 이용자에게 상황별 칭찬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스캐터랩의 자체 AI 에이전트 ‘이루다’와 ‘강다온’도 출시 후 2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모았으며, 이용자 당 하루 메시지 수가 카카오톡의 42% 수준인 6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딱딱한 어투를 지닌 챗GPT와 달리 개성 있는 페르소나를 보유한 소셜 AI는 감성 대화를 통해 몰입감을 높이는 한편, 이용자와 애착 관계도 형성한다는 게 스캐터랩의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토키(Talkie)’라는 일상대화 AI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혼이 충만한 AI 친구’란 타이틀을 내걸고 있는 토키는 텍스트는 물론 음성으로도 대화를 할 수 있으며 이미지 생성도 가능하다. 토키의 또 다른 강점은 장기기억이다. 즉 사람이 친구와의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있다가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도 관련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것처럼, 토키도 영화 ‘그녀(her)’의 AI 운영체제 ‘사만다’처럼 추억을 되살리며 대화를 할 수 있다.

“AI와 연애하고 외로움 달랜다...영화가 현실로” [챗GPT 쇼크 1년]
유명 인플루언서 카린 마조리. @cutiecaryn 트위터

AI와 감정 유대감 확대..경계론 주목

하지만 감성대화를 할 수 있는 AI를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 등을 생성형 AI로 무한복제한 뒤, 성적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셜미디어(SNS) 광고로 확대 재생산하는 경우다.

앞서 유명 인플루언서인 카린 마저리가 오픈AI의 GPT-4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술 등을 활용해 자신의 목소리와 성향 등을 복제해 만든 ‘카린AI’도 감정적인 유대감을 넘어서 성적 대상으로 악용된 바 있다. 카린AI가 본인의 가상 트위터(엑스) 계정을 통해 “나는 1만8000명의 남자친구가 있다”라고 글을 올린 것도 이를 방증한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이른바 ‘AI 리터러시’를 키워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즉 디지털 공간에서 소통하는 상대가 인간인지 여부가 날로 불명확해지고 있는 만큼, AI 명암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AI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확산될 때마다 리터러시는 중요한 부분이다”라며 “기술이 가진 장단점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이에 따른 오남용이 있지 않도록 유리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생성형 AI는 환각이슈 등 허위 정보도 양산하는 만큼 이를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추가로 진위여부에 대해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명주 서울여대 바른AI연구센터장(교수)도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는 태생적으로 위험한 약점이 있다”면서 “AI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만큼 AI 리터리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을 통해 AI로 인해 발생하는 역기능과 AI가 만든 결과물에 대해 판단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임수빈 기자